나는 사람을 헤치지 않아요!
사과 밭으로 출장을 나갔다.
농장 입구에 주차를 하니 내가 이제껏 본 것 중에 가장 큰 리트리버가 마중을 나온다.
어디서건 강아지는 다 좋아했는데 막상 크기가 너무 큰 강아지를 보니 차 문을 열고 밖을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농장주가 나오질 않아 하는 수없이 차에서 내렸는데 내게 더 다가오는 녀석.
가까이 오니 크기가 더 실감이 나서… 반갑다고 내게 달려들기라도 하면 키도 나보다 더 커지고, 체격도 나보다 더 좋아서 나는 그냥 종이인형처럼 널브러질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저 녀석은 이렇게 얘기하는 거 같았다.
‘힝.. 가지 마. 난 우리 집에 손님이 와서 반갑고 좋은데, 어디가???’ 아쉬움이 뚝뚝 묻어나는 눈빛이다.
뒤늦게 농장주가 나오셔서 상황을 살펴보시곤 강아지를 구박하기 시작하신다.
“너 사람들 올 때 앞에 나오지 말랬지? (엥.. 그런데 자유롭게 풀어두셨잖아요.. 궁금한데 어떻게 안가~) 저리 가 있어!”
혼나는 강아지를 보며 속으로는..
‘아니에요. 쟤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저 혼자 무서워서 그런 거예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괜히 나 때문에 혼나는 거 같아 미안했다.
주인아저씨한테 잔뜩 혼나고 주눅 들어 손님 곁에 오지도 못하고 마주 앉아 바라만 보는 녀석.
아마 속으로는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을까.
‘나 정말 억울하다 개… 나는 인간을 헤치지 않아요~ 나는 너네가 너무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