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과 물리학

by 카북이

아인슈타인은 괴델과의 산책으로 자신의 물리 이론을 확립했다. 산책에서 나눈 내용은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라는 책으로도 나왔다.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에서도 하이젠베르크는 보어와의 산책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말한다. 물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이킹을 하면서 철학에 대한 생각을 확립하고, 자신의 의견을 날카롭게 하는 것이 정말 멋있어보인다.


이처럼 물리학의 발전은 많은 경우 산책과 함께였다. '연금술사'에서 말했다시피 신학교에서는 신을 찾을 수 없다. 물리는 자연법칙을 서술하는 학문인데, 자연법칙을 연구실 안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도 조금은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자연법칙도 자연을 거닐며 탐색해야 더 잘 찾아지는 것은 아닐까? 유럽의 자연과학이 발전한 이유도 지리적으로 산책하기 너무 좋은 환경이어서가 아닐까 한번 과감한 짐작을 해본다.


카이스트가 있는 대전도 참 날씨가 좋다. 도시도 참 조용하니, 산책하기 참 좋다. 개인적으로는 산책로가 조금은 더 자연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카이스트에 필요한 것은 미술관이나 더 나은 강의실이 아닌, 수학이나 물리, 혹은 공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얘기를 하면서 걸을 수 있는 좋은 산책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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