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꿈을 찾기 위해

by 카북이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위대한 꿈을 꿨다. 오타니는 최고의 선수가 되어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꿨다고 한다. 박지성은 대한민국 월드컵 우승, 세계적인 무대에서 뛰는 것을 꿈꿨다. 허준이 교수님은 어떤 꿈을 꿨는지 잘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분야에서 위대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나는 꿈이 없다. 초등학생 때까지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월드컵 경기장 잔디를 밟고 골을 넣는 게 꿈이었는데, 그 꿈을 포기하고 새로운 꿈을 꾸지 못했다. 카이스트 진학이라는 목표가 있었고, 목표를 달성했지만, 달성한 순간에 느낀 감정은 약간의 기쁨과 공허함이었다. 목표와 꿈의 차이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최선을 다할 힘도 있고, 노력할 자신도 있는데, 방향을 찾지 못했다. 꿈을 꾸는 게 너무 어렵다.


내가 잘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불명확해졌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떤 성공을 거두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다. 돈이 궁할 때는 돈을 많이 벌고 싶고, 허준이 교수님 같은 분의 스토리를 들었을 때는 수학, 물리학자가 되어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고 싶다. 에너지 문제를 직면했을 때는 핵융합 상용화에 기여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요리하는 유튜브를 볼 때면 적당한 돈을 벌면서 저녁에 맛있는 걸 만들어 맥주 한잔 같이 먹으면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하는 일에 미쳐서, 내가 하는 일이 너무 행복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의 합의점을 찾을 수 없고, 모순만 보이기에 일, 취미, 꿈, 욕심의 균형이 계속 휘청거린다.


몰입, 오타니 쇼헤이의 쇼타임 같은 책들을 읽으면서, 내가 정말 사랑하는 한 가지 일에 몰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 취미, 돈, 명예, 모두 챙기고 싶은 욕심이, 최고의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기회는 한번뿐이라는 여유 부족이, 내가 방황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된다. 지금 내가 꿈을 찾기 위해 해야 될 것은 여유를 찾는 것과 내 일부분을 포기하는 것이다. 돈, 명예, 여유, 열정 등 여러 가지 가능성 중에서 어떤 걸 포기할 수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


이론 물리학자나 핵융합 연구원을 선택하면, 돈을 많이 벌 가능성이 낮지만 내가 좋아하는 연구를 오래 할 가능성이 높다. 세상을 구할 연구를 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다. 워라밸도 괜찮다고 들었다. 전자공학이나 반도체 소자 쪽, 혹은 AI 쪽으로 분야를 선택하면 내가 엄청 관심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워라밸을 포기하고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길도 있다. 이러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명예도 챙길 수 있지만, 취미 생활을 할 시간은 사라진다. 내가 챙길 수 있는 소확행은 일 내부에서 찾아야 된다. 적당히 일하면서 적당한 성과를 챙기면, 돈도 적당히 벌고 명예는 없지만, 저녁에 요리와 맥주 한잔, 주말에는 조기축구 같은 소확행을 챙길 수 있다. 이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라고, 열심히 일하면서 저녁에 요리와 맥주 같은 소확행을 챙길 수 있다고 반문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할 자신이 없다.


A or B에 대한 문제는 물리학적으로 봐도 two-body system이기 때문에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A or B or C or D.. 같은 다체 문제는 초기 조건에 따라 답이 많이 달라진다. 정말 어렵다.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유럽에 있는 동안에 내 꿈을 찾고 싶다.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한 많은 고민과 상상이 필요할 것 같다. 한국에 돌아가면, 내 꿈을 위해 살아보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인정받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