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목적과 의미

by 카북이

이 글은 그냥 나만을 위한 생각 정리하는 글이다. 다 생각이 짜이고 글을 쓴 게 아니고, 글을 쓰면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갔다. 이 글은 그냥 나만을 위한 생각 정리하는 글이다. 다 생각이 짜이고 글을 쓴 게 아니고, 글을 쓰면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갔다.


여행을 위해 숙소값과 비행기값을 결제할 때면 비슷한 금액대의 갖고 싶은 물건이 생각난다.

이 돈이면 내가 갖고 싶은 헤드폰, 옷, 신발 다 살 수 있을 텐데..

나는 왜 저 물건들을 포기하고 여행에 돈을 쓰는 것일까?

정말 여행이 저 물건들보다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여행을 저 물건들보다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여행은 지루한 일상으로부터 멀어지게 해 준다. 새로운 경치를 보고, 새로운 음식을 먹는 것은 아주 큰 도파민을 준다. 새로움을 만나는 게 정말 큰 매력이다. 하지만 새로운 물건을 사는 것도 큰 도파민을 주고, 새로움을 준다. 여행 대신에 에어팟 맥스를 사도 나는 매우 행복할 것 같다. 심지어 물건이 주는 유용함은 물건이 고장 날 때까지 계속된다. 단순히 도파민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여행이 갖는 매력이 특별한지는 잘 모르겠다.


여행은 추억을 남긴다. 물건을 사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그냥 행복해진다. 행복한 추억은 초심을 찾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나는 초등학생 때 한 가족여행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베이징에서 시작해 5000km를 차로 달린 여행이었고, 나는 이 기억 혹은 추억 덕분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성장을 했다. 하지만 모든 여행으로부터 성장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어떤 여행은 그냥 작은 기억으로만 존재한다. 모든 여행이 의미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좋은 사람이 필요하고, 기억에 남을만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런 좋은 여행을 할 확률은 매우 낮다.


이런 낮은 확률에 큰돈을 태우는 것은 도박과 비슷하다. 하지만 다행히 이 확률은 우리의 의지에 따라 좌우된다.


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미래에 닥칠 고난과 역경은 예측할 수 없다. 항상 새로운 고난과 위기가 내 앞을 막아설 것이고, 나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경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 나는 이걸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두었을 때, 나는 여행에서 어떤 콘텐츠를 해야 될까? 어떤 여행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성장시킬까?


우선 여행 준비 자체가 큰 경험이다. 계획을 짜고 수립하는 과정이 여행이다. 계획을 짜는 것 또한 여행의 일부다. 그리고 우린 계획을 짜면서 꽤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여행을 가면 새로운 도전이 조금 더 용이하다. 여행에서는 일상이면 절대 안 할 것들을 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길을 잃어보기도 한다. 삶의 스토리는 이렇게 쌓인다. 나는 인간이 행복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이야기를 쓰기 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여행은 좋은 이야기를 위한 아주 좋은 소재이다.


무엇보다 에피쿠로스는 단순한 물건 소비로부터 오는 쾌락은 불쾌함을 야기한다고 말한다. 맥북을 사서 나오는 행복은 애플에 의탁된 행복이다. 따라서 나의 행복은 맥북을 주기적으로 살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리게 된 것이다. 주기적인 소비가 안된다면, 불행해진다. 나는 에피쿠로스의 주장에 동의한다.


여행으로부터 오는 행복도 의탁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여행은 정말 포괄적이다. 서울에 살다가 강원도에 가도 여행이고, 대전에 사는데 대구만 가도 여행이다. 사실 유성구에 있다가 계룡산에 가도 여행이다. 따라서 불쾌함이 덜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우리한테 뭘 줄지 모른다. 우리는 그 불확실성을 참 잘 즐기는 것 같다.


나는 지금껏 아름다움을 너무 무시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보는 건 생각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비록 짧은 시간이더라도 아름다운 것을 보는 건 앞으로의 긴 시간 동안 새로운 동기부여가 돼주기도 한다.


이렇게 끄적이다 보니, 내가 왜 아이폰을 사는 대신 여행을 선택했는지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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