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갖고 싶은 물건이 많다. 새로운 축구화, 아이폰, 시계, 옷. 등 갖고 싶은 물건이 끊임없이 생긴다. 이 중 몇 가지는 구매는 가능한 가격이지만, 나한테 꼭 필요한 것이 아니기에 사지 못한다. 나는 필요한 물건이 갖고 싶을 때만 소비를 진행한다. 하지만 인생에 필요한 물건이 많지 않기에 소비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내가 유일하게 편한 마음으로 소비를 진행할 수 있는 물건은 책이다. 책을 사는 것은 너무나 좋은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서점을 참 좋아한다. 평소에 할 일이 없으면 항상 책을 보러 서점에 간다. 둔산동에 여러 번 갔지만, 서점에만 갔을 뿐 클럽은 쫄려서 가지 못했다. 갈 곳이 없었고, 결국 나는 서점으로 향했다.
소설
나는 서점에 도착하면 항상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섹션을 쭉 훑는다. 한국 사람들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쭉 본다. 특히 소설 분야의 책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내가 읽어보지 않은 소설을 하나 골라 서점 테이블에 앉아서 읽어본다. 그래서 한국에서 인기 있는 소설들을 습관적으로 많이 읽어봤다. 장르와 상관없이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에 있는 책이면 거의 다 읽어본 것 같다.
조금 과격하게 말해보자면, 한국에서 인기 많은 소설들의 특징 중 하나는 단순한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등장인물이 등장하고, 그런 등장인물들의 사연에 부가적인 설명이 추가된다. 어떤 책에서는 주인공이 위로를 통해 안타까운 사연을 해결해주기도 하고, 어떤 책에서는 주인공의 안타까운 사연을 다른 인물이나 상황과의 상호작용으로 해결해 간다. 결국 전체적인 스토리는 독자에게 약간의 울림과 위로를 준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이런 전개를 갖는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게 한국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많고, 가슴속에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사람이 많아야, 이런 소설들이 인기가 많을 수 있다. 이 소설들을 계속 읽다 보면, 한국 사회에 상처받은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기분이 조금 꿀꿀해진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위로를 얻고자 슬픈 책을 읽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해리포터처럼 좋은 세계관이 있거나, 연금술사처럼 독자에게 깊은 질문을 던지는 책이 기분전환이나 마음에 있는 상처를 메꾸는 데에는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혁신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는 소설이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있는 것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오히려 웹툰이나 웹소설은 훌륭한 스토리를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돈이 더 많이 되는 쪽으로 좋은 작가들이 많이 옮겨갔다는 생각도 든다. 좋은 종이소설을 위해서는 종이책에 대한 투자가 더 필요할 것 같다. 사실 투자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더 중요할 것 같다.
수학/과학
김상욱 교수님의 "김상욱의 과학공부"를 보면, "과학과 인문학은 교양 앞에 평등한가?"라는 글을 만나볼 수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당연하다는 듯 잘 알지만, 열역학 제2법칙은 모르는 것이 당연해진 사회의 인식을 비판하는 글이다. 이런 교수님의 주장이 잘 드러나는 곳 중 하나도 서점이다. 인문학과 경제 서적을 파는 곳은 정말 넓고 많은 책이 있지만, 과학과 수학 코너는 상대적으로 초라하다. 내가 가본 거의 모든 서점이 그랬다. 과학 교양서적은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정말 살면서 큰 도움을 주는 과학책들이 많지만, 에세이 코너보다 작은 게 현실이다. 나는 이런 한국 서점의 모습이, 어쩌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