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나날들 - 3
삶이 부서져 버렸다면, ‘모든 상황이 행복이었음’을 알게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눈을 도려내고 벌판으로 내몰았지만 결국 신과 마주할 수 있는 존재가 된 클로누스의 오이디푸스가 그랬던 것처럼.
그런 자라면 뫼르소의 마지막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가 그렇게도 나와 닮아서 마침내는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닫자,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
( 아주 가까이 있는 고창읍성을 갔다. 반쯤 돌다가 내려와 안쪽을 이리저리 거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