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조기교육 들어간다!

Part 4: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

by 바람꽃

어떤 사람을 배우자로 만나야 해요? 엄마는 이런 질문 많이 받아봤다. 우리 빈이와 찬이가 언젠가 배우자를 고민하며 엄마에게 이 질문을 한다면 무슨 답을 해줄 수 있을까?


엄마는 빈이와 찬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네.


“내가 오늘 너한테 이만큼 해줬으니 너도 오늘 나한테 이만큼 해.”

사람 간의 관계는 2+2=4 이렇게 산수처럼 딱 떨어지는 게 아니란다. 상황에 따라서는 내가 가진걸 전부 내어놓아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서 상대방에게 온전히 기대야 할 때도 있단다. 중요한 건 두 사람이 관계를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거의 20여 년 전에 만난 교수님 부부의 이야기를 아직도 기억한단다. 두 분은 같은 대학원, 같은 학과의 교수님으로 계셨어. 남편분이 먼저 공부를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동안 아내분은 남편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내조를 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이야기. 그 후가 감동이지. 남편분이 박사학위를 마치고 강의를 시작하면서 아내에게 “여태까지 나 공부할 수 있게 집안일 하며 애들 키우는 거 당신 오롯이 감당했어요. 그동안 당신이 많이 수고했어요. 이제는 당신 차례예요.” 했다는구나. 남편의 지지와 응원 속에 아내분도 공부를 시작해 결국에는 두 분 다 평생을 대학에서 강의하셨단다.


한 가지 덧붙이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관계”에 있어 조건이 하나 붙는다. 상대방과 관계의 사계절을 함께 지내보아야 한다는 조건.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사랑의 싹이 트고 쑥쑥 자라나는 관계의 봄을 맞이한 시점에는 너도 상대방도 당연히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을 거다.

"왜 이제야 우리가 만났을까?"

"우리는 소울메이트야!" 등등.

하지만 둘의 관계가 혹독한 추위와 매서운 바람이 불어대는 겨울을 지날 때는 어떠할까? 모든 게 멈추고 죽어버린 것 같은 그 기간 동안에도 여전히 상대방은 나를, 나는 상대방을 품어줄 수 있을까? 여전히 각자의 가능성을 믿어주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할까? 사계절을 통과해도 여전히 각자의 곁에서 함께 서로의 성장을 꿈꾸며 응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야 한단다.


엄마한테 와서 이야기를 털어놓는 사람들 중에는 가끔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주는 역할을 맡을 때에만 사랑한다는 느낌을 갖는 이들이 있어. 내가 뭔가를 해야만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이지. 그들은 사랑을 주고받으며 누리기보다는 나의 구멍 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사랑이라는 단어를 빌려 쓰는 것이기에 늘 외롭고 허하다.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겠다. 일방적으로 베풀고 돌보고 싶은 내 안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배우자를 찾아서는 안된다. 배우자는 봉사활동의 대상이 아니란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잠히 있어도 충분히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어렴풋이나마 인정할 수 있을 때. 그 때야 말로 올바른 눈으로 네 배우자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엄마가 정말 싫어하는 말이 있단다-“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다.” 만만해 보이는 사람에게 함부로 한다는 뜻이야. 내가 상대방을 위해 반드시 해주지 않아도 될 것을 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는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더 나아가서는 상대의 희생을 자신의 권리로 주장하면서 끝없이 상대의 희생을 요구하고 강요하는 경우가 더러 있단다. 그런 사람들과는 관계를 잘 정리할 수 있는 지혜가 있기를 바래. 너를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은 네가 내어주는 너의 시간, 공간, 에너지, 배려를 감사하고 소중하게 여기지. 그래서 더욱더 너에게 더 좋은 것만을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긴단다.


나의 귀한 빈이와 찬이가 함께 성장하는 사람을 만나길 진심으로 바래. 너희의 헌신을 통해 배우자가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배우자의 헌신을 통해 너희의 삶이 열매 맺는 것을 누릴 수 있기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얘들아, 조기교육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