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스레 나의 삶을 마주하기

Part 2: 집안정리

by 바람꽃


제게는 8살, 6살 난 두 남매가 있습니다. 집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 거실이기도 하고, 집안일을 하면서 둘을 지켜보기에 가장 좋은 공간이 거실이기에 저희 집 거실은 계속해서 키즈카페였지요. 바닥 전체에 놀이매트를 깔았습니다. 벽면은 장난감 정리함과 유아동 책장으로 가득차 있었구요. 어린 애 둘 있는 집이 깔끔하게 정리될 수는 없지~ 애들이 놀 때는 신나게 자유롭게 놀아야지 너무 정리정돈 외치면 애들한테 안 좋지~ 마음 속으로 늘 되새기며 아이들이 최선을 다해 어질러 놓은 거실을 너그러운 엄마의 눈으로 바라보려 노력은 하지만… 갑자기 어느 순간엔가 흐뜨러짐이 눈에 확 들어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장남감과 책은 늘 총 천연색인지라 온 집안이 알록달록… 갑자기 확 짜증이 치밀어 오릅니다. 언제즘 우리 집이 잡지에서 볼 수 있는 그런 깔끔한 집이 될 수 있을까…


그러다가 올 해 1월, 큰 결심을 했습니다. 거실과 서재를 바꾸기로 한거죠. 서재방에 있던 책장이 거실로 나왔습니다. 큰 식탁을 구입해 거실 한 가운데에 놓았습니다. 거실의 모든 장난감들은 방으로! 그 날 밤, 제가 본 우리 집 거실은 깔끔히 정돈된 서재가 되었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솟아나는…



그런데 갑자기 울컥 눈물이 솟았습니다. 이제 거실에서 두 애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난장판을 만들며 노는 모습을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걸 그 때야 처음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두 애들이 기저귀만 하고 짧은 다리로 뛰어다니던 모습. 똑같은 동요 무한반복 들으며 춤추는 모습. 갑자기 조용해서 보면 놀다 지쳐 구석에서 잠든 모습. 놀다가 말고 “엄마~ 싸랑해~” 외치던 모습. 입술 툭 내밀고 세상 진지하게 블록쌓기를 하고, 그림 그리고, 가위질 하던 모습. 그런 모습들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몰랐습니다. 아이들과의 한 챕터가 이렇게 마무리되어버릴 거라는 사실을… 깔끔한 거실에 대한 동경만 가득했지 내게 주어졌던 시간은 유한하고, 주어진 시간에만 누릴 수 있는 축복이라는 사실을 또 망각했던 것입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닫히게 될 내 삶의 다음 챕터는 무엇일까요? 그 챕터는 약갼의 아쉬움은 남을 수 있겠지만 아쉬움보다는 떠나보내는 기쁨이 크게 남길 바라며 오늘 하루를 되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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