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스레 나의 삶을 마주하기

Part 3: 헤어질 때는 가장 좋은 모습으로

by 바람꽃

국가재난상황 시 파견되는 상담팀 리더분의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났던 911 테러 때도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을 상담했던 분이죠. 그분이 상담했던 여러 사례를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분이지만 그분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눈물을 펑펑 쏟았던 한 사례가 있습니다. 지금도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 눈물이 글썽거립니다.


911 아침에 부부는 말다툼을 했습니다. 그 후 아내는 샤워를 했고, 남편은 출근을 했습니다. 아내는 샤워를 하면서 남편이 출근하는 소리를 들었지만 못 들은 척하고 작별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남편이 탄 비행기는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되어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했습니다. 아내가 상담사를 붙잡고 오열하며 이야기했습니다. "남편이 살아 돌아오는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딱 한 번만, 딱 한 번만 만나서 내가 당신을 정말로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정말 사랑하는 부부였는데, 내 남편이 기억하는 나의 마지막 모습은 우리가 다툰 모습입니다..."


그 날 저는 결심했습니다. 누군가와 헤어질 때는 어떤 상황이라도 사랑하는 마음, 눈빛, 말, 태도로 헤어지기로. 남편에게도 부탁했습니다. 우리 사이가 별로 안 좋을 때라도 아침에 헤어질 때는 꼬옥 안아주고 헤어지자고. 우리의 마지막 순간은 내가 정할 수 있지 않으니까요... 우리 애들과 헤어질 때도 항상 이야기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 엄마가 많이 많이 사랑해!" 셔틀을 타고 헤어질 때는 셔틀이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어 줍니다. 나의 아이들이 기억하는 나의 마지막 말과 모습은 '우리 엄마는 날 정말로 사랑하고 아껴'이었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실수로 때로는 고의로 상처를 주는 사람들도 때로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의지적으로 선택합니다. 헤어질 때는 가장 좋은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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