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조기교육 들어간다!

Part 2: Setting a boundary

by 바람꽃

지난번에는 빈이와 찬이가 배우자를 선택하기 이전에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지. 오늘은 바운더리/경계선을 세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다. 인간관계에서 경계선이라는 건 남이 나의 영역에 들어올 수 있는 한계를 그어주는 걸 말한다. 그런데 이 한계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그래서 너무나도 쉽게 남의 영역을 허락 없이 침범하는 실수를 하기도, 또 내가 지켜내고 싶은 선을 넘어오는 누군가를 막아내지 못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단다.


빈이와 찬이가 건강하게 세웠으면 하는 경계선의 영역은 신체적, 정신적, 가치관. 세 가지 영역이란다.


신체적 경계선.

정말 중요하다. 너희의 몸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어느 한 부분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다. 내 몸의 어떠한 부분도 내가 원치 않으면 남에게 허락할 이유가 없다. 너희의 나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단다. 엄마는 빈이랑 찬이가 너무 귀해서 늘 품에 안아보고 얼굴을 비비대고 싶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너희가 원치 않을 때에는 부모라도 그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 친구 사이에서도 어떤 날에는, 어떤 순간에는 어깨동무하는 게, 손을 잡는 게, 포옹하는 게 싫을 수 있다. 그럴 때에는 너의 몸에 귀 기울여보렴. 어릴 적부터 나의 신체적 경계선을 세워나가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란다. 그래야 성인이 되어서, 특히 이성과의 관계에서 건강함과 자유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단다.

찬이는 3살 때부터 나한테 혼나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맘이 안 좋을 때면 방으로 들어가 구석에 앉아 있는다. 너의 이름을 불러도, 다가가 손을 잡아보려 해도 너는 혼자 있기를 원한다. 그렇게 3-4분 정도 지났을까? 그러면 찬이는 웃는 얼굴로 다시 나에게 다가오던가, 스스로 생각해낸 무언가를 나에게 이야기한다. 찬이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거다.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그 시간 동안은 어떠한 접촉도 원치 않음을 매우 명확하게 표현하더라. 엄마가 네가 세운 경계선을 존중해 주었을 때 너는 혼자 회복되고 다시 내게 다가온다. 어린 아가이지만 정말 멋진 모습이다. 나도 배우고 싶다. 그래, 그렇게 자신의 신체적 경계선을 세워나가는 거다. 잘하고 있어, 내 아가들!


정신적 경계선

빈이와 찬이가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나 너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걸 나누고 베푸는 사람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내가 얼마나 상대를 보살피고 도울 수 있는지, 얼마만큼 나의 것을 나눌 수 있는지 경계선이 있어야 한단다. 나의 한계를 알지 못한 채 끊임없이 흘려보내기만 하는 사람은 언젠가 고갈된다. 내가 원해서,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인데 점점 지치게 된다. 상대방은 이런 나의 노력은 인정해 주지 않은 채 끊임없이 나에게 무언가를 원하는 것만 같아 서운함과 원망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그러다가 나는 폭발하면서 관계가 깨지고, 나는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리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단다. 너무나 뻔한 관계를 밟게 되더라. 남에게 도움을 주어야만 나의 존재 의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꽤 많단다. 그런 나눔과 베품은 진정한 나눔과 베풂이 아니란다. 내 만족을 위한 것이기에 그런 사람은 늘 마음이 허하고 외롭다.

인생에는 사계절이 반복된다 하지. 싹이 트며 꿈을 꾸게 되는 봄, 생명력 넘치는 짙푸른 여름, 열매 맺는 가을, 가지만 앙상한 겨울. 빈이와 찬이의 인생이 늘 여름과 가을에 머물 수는 없단다. 때로는 한겨울을 지날 때도 있을 거다. 그저 숨을 쉬며 버텨내는 걸로도 벅찬 그런 한겨울. 나의 정신적 경계선을 그을 줄 아는 사람은 내가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는지 알기에 내가 베풀 때인지, 도움을 받을 때인지 안다. 엄마는 빈이와 찬이가 너무나 풍성하고 생명력 넘치는 시즌에는 아낌없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동시에 빈곤할 때에는 도움을 청할 줄도 알고 베풂의 손길을 잡을 줄도 아는 멋진 사람이면 좋겠다.


가치관 경계선

빈이와 찬이는 어떤 세계관, 가치관을 갖게 될까? 매일매일의 삶을 통해 8살 6살 너희들은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세워나가겠지. 누군가 가르쳐주는 대로만 생각하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엄마는 밤하늘은 검은색인 줄 알았단다. 학교에서 미술시간이면 밤하늘은 검정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그렸다. 미술학원에서도 그렇게 그렸고.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야자시간에 밤하늘을 쳐다보다 큰 충격을 받았단다. 엄마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사방이 허허벌판이라 해지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거든. 해가 지면서 변해가는 밤하늘의 색깔은 주황, 보라, 남색, 짙푸른 청록색.... 정말 다양한 색깔이더라. 3년 내내 바라봤던 수많은 밤하늘 중에 only 검은색 밤하늘은 기억에 없다.

수많은 목소리를 통해 빈이와 찬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세워가게 될 거야. 남의 가치가 그대로 나의 가치가 되게 하지 말자. 너희가 던지는 "왜요?"라는 질문이 말대답으로 폄하되는 경험이 가능한 적었음 하는 바람이다. 너희가 스스로 고민하며 세워나간 가치관 경계선이 명확하게 서 있을 때 성인이 되어서 너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야 너의 배우자와 삶의 방향을 함께 정할 수 있고 그/녀와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삶을 살 수 있단다.


오늘은 말이 길었다...

경계선을 세운다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실은 엄마도 잘 못해! 우리 같이 해나가자.

빈이와 찬이가 자신의 경계선을 세워가는 그 과정에 엄마라는 자격으로 함께 할 수 있음이 너무나 감사하다.


누가 이 말을 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기억나면 알려줄게)

Children can handle the rest of the journey once these questions are answered.


Do I belong?

Am I safe?

Can I do this?

Do I matter?

Am I enough?


엄마의 대답은...

그래, 너희는 항상 우리 가족의 일원이야. 어떤 모습이건 상관없어.

그래, 너희는 안전해. 있는 모습 그대로 집에 와서 쉬렴.

그래, 너희는 할 수 있어. 늘 응원해!

그래, 너희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야.

그래, 너희는 그 존재 자체로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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