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조기교육 들어간다!

Part 1: Know yourself~

by 바람꽃

집 벽면에 세계지도가 붙어있다. 둘째가 바닥에 주저앉아 세계지도를 한참 동안 바라보길래

나: 어디로 여행 가고 싶어?

둘째: (유럽 대륙 어딘가를 짚으며) 여기 가고 싶어.

나: (당연히 엄마 아빠랑 갈거라 생각하고) 그래, 우리 같이 코로나 끝나면 가보자.

둘째: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난 나중에 내 애들 데리고 갈 건데?


이제 고작 6살인데... 이미 가정을 갖고 자녀계획까지 세운 대단한 아드님을 난 키우고 있었다.

만 4년 경험한 가족의 울타리가 꽤 괜찮았나 보다. 가족여행을 자주 다닌 게 머릿속에 남아있긴 한가 보구나. 이렇게 스스로 위로했다.


8살 된 딸도 마찬가지다. 빈말이라도 엄마 아빠랑 계속 같이 산다는 안 한다. 결혼한단다. 엄마가 될 거란다.

그래, 좋지.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배우자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한평생 살아가는 거 응원하고 축복한다.

너희는 매우 어린 나이임에도 결혼 생각이 매우 확고해 보이기에 몇 가지 이야기들을 시간 날 때마다 해주고 싶다. 여기에 글로 써놓을 테니 언젠가 크면 보렴.


오늘은 "나를 잘 아는 것"에 관해 이야기해주고 싶다.

난 이런 사람이 좋아, 이런 사람 만나고 싶어~ 자신의 이상형을 그려놓고 그런 사람을 찾는 노력을 하기 이전에 내가 누군지 잘 아는 게 먼저이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옷, 색깔, 음악, 놀이, 계절, 장소, 책, 일은 뭐지?

나는 어떤 시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지?

내가 가진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뭐지?

내가 받아들이기 힘든 성격, 태도, 언어는?

나의 장점은? 나의 push button은? 등등

정말 많은 질문을 던지며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사람은 늘 변하기에 내가 누군지에 관한 탐색은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누군지 잘 모른 채 나와 함께 있을 사람에만 초점을 맞춘다. (사실 나에게 눈을 돌려 나를 바라보는 작업은 무지 힘든 작업이긴 하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 잘 모른 채, 아니면 가상의 나를 자신이라 눈속임한 채 다른 사람을 찾는데만 힘쓰면... 나중에 치르게 될 대가가 꽤 크단다.


상대방이 원하는 나를 '진짜 나'로 착각하며 살아가기에는 너의 삶이 너무나 소중하다. 자신이 누군지 잘 알고, 또 그런 너 자신을 사랑하렴. 그런 '진짜 너'를 사랑하는 그 사람과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쓰길 바란다.


너 자신이 뭘 원하고 뭘 필요로 한지 모르면 너를 정말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너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네가 잘 서 있을 때 너는 가장 눈부신 빛을 발할 수 있단다. 그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것들의 가치를 아는 사람. 내게 부족하고 주어지지 않은 것들을 알고 겸손히 이를 인정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늘 매력 있다. 고귀하다. 품격 있다.


네가 너를 잘 알아가는 과정에 엄마 아빠가 노력해야 할 부분도 반드시 있다. 사과씨를 땅에 심을 때에는 사과나무가 열리기를 기대해야지 수박이 열리기를 기대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엄마의 기대나 편견으로 너희의 모습을 정하지 않도록 노력할게. 따뜻한 햇볕이 되어주고, 촉촉이 내리는 비가 되어주고, 시원한 바람이 되어줄게. 너희가 각자의 열매를 맺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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