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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엄마 Jun 12. 2020

불볕더위 캠핑

다정한 일기 by 은결

안녕하세요 혜진님:)

혜진님의 소울푸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에게 소울푸드가 될만한 게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그런데 별로 생각나는데 없네요.


어렸을 적 저는 한 알 먹으면 배고프지도 않고 영양도 충분한 그런 약은 개발안 되나? 하던 아이였거든요. 밥 먹는 시간이 아깝고, 귀찮고. 뭐 그런.


지금은 다른 사람을(특히, 신랑을) 기쁘게 해 주기 위해 뭘 먹을까? 정도는 고민하는. 음식은 저에게 딱 그 정도의 위치예요. 그래도 안 먹을 수 있다면 안 먹고 싶은.




지금 저는 캠핑을 와 있어요. 혜진님은 캠핑 좋아하시나요? 예전에 저는 왜 집 나가서 멍멍 고생? 했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캠핑의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초록이들에 둘러 싸여,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느끼는 시원한 바람. 반짝이는 불빛들. 불멍의 시간..

캠핑도 동생네랑 같이 다니다 보니 어쩌다가 시작하게 되었지만, 뭐든 잘 시작하려고 하지 않는 저의 특성상(특히 노는 데는) 저는 이런 면에도 동생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특히 캠핑은 혼자 있었으면 절대 시작하지 않았겠죠.


저에겐 이런 복은 있는 것 같아요. 혼자 무언가를 찾아 시작하지 않아도 옆에서 찔러서 어영부영 따라 하다 보면 좋은 놀거리를 맞이하게 되는.


오늘은 날씨가 너무 더웠어요. 신랑들이 먼저 출발해 텐트를 치고 우리는 애들을 데리고 뒤에 출발했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 좋은 곳이라 자전거 캐리어를 장만해서 오늘 처음으로 자전거 캐리어를 달고 달려왔어요.


겁이 많은 편이라 바짝 긴장했더랬죠. 혹시 끈이 풀어지지는 않을까 몇 번을 차를 세워 확인했는지 몰라요. 동생네 차를 남자들(=신랑과 제부)이 타고 먼저 출발하는 바람에, 차에 캐리어를 달고 자전거를 싣는 것 까지 제 손으로 했어요. 남편 일이라 생각했던 일이었는데. 오늘 날씨도 엄청 더웠는데. 어쩌다 보니 제 일이 되어서. 죽을 고생을;;;;


자전거 두대를 들어올려 실었어요. ^-^

고생은 했지만, 애들이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네요. 일에 남녀 구분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좀 더 유리한 일은 있다는 생각은 해요. 자전거 캐리어도 남편 일이라 생각한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충분히 할 수 있었죠. 하지만 남편보다 배로 힘들었으니까요. 자전거 한대 번쩍 들어 올릴 정도로 힘이 세지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저는 오늘부터 2박 3일 여기 머물 거예요. 내일은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데, 비 올 때 캠핑의 낭만도 제대로 느끼고 집으로 돌아가면 좋겠네요.




혜진님은 등 떠밀려 우연히 하게 된 일 중 좋아하는 일이 있나요?

이번 캠핑을 위해 구입한 모스큐브에요. 이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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