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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엄마 Jul 10. 2020

뚜벅뚜벅 주어진 길을 걷습니다.

다정한 일기 by 은결

혜진님:)

포스트 코로나 강의는 잘 들으셨어요? 혜진님에겐 이미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짚어주는 시간이지 않았을까 , 하는 짐작을 해요. 코로나로 인해 이미 앞당겨진 미래를 그대로 살고 계시니까요. 좋은 시간이었겠죠? 어쨌든, 책 이야기니까요.


도서관에서 도서관 홍보 서포터즈로 활동하게 된 이야기는 블로그를 통해 이미 아시죠? 홍보 글 작성할 겸,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서 꾸러미'라는 비밀 책 형태의 책 꾸러미를 빌렸는데요. 거기에 들어있던 <일하는 마음>, 이란 책이 너무 좋았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 글을 보고 바로 반응해주셔서, 아 역시 했답니다. 혜진님의 성실한 삶에 대한 태도는 이미 가지고 있는 어떤 요인도 있었겠지만 그런 좋은 책들로 인해 더 강화된 것 맞는 거죠?


그 책에서 저자가 , '컨택트'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인생영화, 라는 이야길 했어요.


언어를 배우는 것은 곧 그 언어로 생각하고 인식하는 것이기에 햅타포드의 언어를 익힌 루이스는 햅타포드처럼 인식하게 된다.<일하는 마음> p。 48


컨택트란 영화도 궁금했지만 저는 저 글귀가 마음에 남았어요. 전에 이지성 님의 <생각하는 인문학>이란 책을 보면서 고전을 읽으면 그 사람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걸 강조했었는데_그래서 사유를 확장시키고 그 사람들과 같은 레벨이 되고 싶으면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고요_그것과 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데 김이나 작가님의 <보통의 언어들>에도 영화 컨택트 이야기로 서문을 시작하더라고요.


이 책 저 책, 그날 그날 읽고 싶은 책을 동시에 읽고 있어요


아 같은 날에 맘에 드는 작가님들 책에서 같은 영화가 두 번이나 언급됐는데, 안 보는 건 예의가 아니다 싶어 영화 컨택트를 찾아봤어요.


외계인의 언어를 습득하게 된 주인공은 과거, 현재, 미래의 시공간 개념이 없는 외계인의 세상을 그들의 언어를 통해 알게 되죠. 그래서 주인공은 미래를 다 내다볼 수 있게 돼요.  마지막에 그녀는 자신의 앞길에 어떤 일이 있을지 다 알지만 그 길을 담담히 걸어가는 결정을 내려요.


끝이 원치 않는 모습이라고 해서 과정도 그런 것은 아니며, 끝을 안다고 해서 거기에 이르는 길을 다 아는 것도 아니다. 삶이 끝을 확인하기 위해 동되는 절차인 것도 아니다. <일하는 마음> p.49


목표를 성취하는 나만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를 살아내는 나의 순간순간이 위대한 것임을, 이 책과 영화는 정말 잘 표현해 주고 있는 것 같아요.


포스트 코로나, AC의 세상에 살고 있는 지금, BC의 세상으로는 다시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이렇게 조금씩 성장하는 나도, 예전의 나로는 돌아가지 않겠죠?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내 앞에 주어진 일들을 하나씩 뚜벅뚜벅해 나가는 것.




와 비가 정말 세차게 내리네요.

오늘은 정말 비가 많이 오려나 봐요.

휴직하고 이런 날엔, 기분이 더 몽글몽글해져요.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하나만으로도요. 내리는 비에 젖지 않고 감상만 해도 되니까요. 억세게 운이 좋은 것처럼 느껴지는 거죠. 재택근무하고 있는 혜진님도 지금 그렇겠죠?



아, 그리고 모임을 모집하는 것, 은 지금으로서는 시간이 좀 걸릴 듯해요.  이렇게 용기 없는 듯, 아무것도 안 하는 듯 차곡차곡 모아진 에너지를 한 번에 터트릴 시간이 있겠죠. 언젠간?ㅋㅋ


잘 정비하고 준비해서 언젠간 멋지게 출항하길

충분히 공부했다, 는 혜진 님 응원의 댓글이 저에게는 신선하게 와 닿았어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기만 한데. 차고 넘쳐서 흘리지 않으면 안 되는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런데 용기 내지 않는다면 그런 날도 오지 않을까요?


해야 한다, 할 수 없다의 중간 선상에 있어요. 제가 제 자신의 밖으로 뛰쳐나가는 날, 먼저 뛰쳐나간 혜진님이 더 응원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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