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면화된 안전기지가 되어야 한다

(feat. <애착과 심리치료> : 협력적 의사소통)

by 지음

안정 애착은 다른 사람과의 연결과 세상에 대한 탐험 사이에서 유연한 균형을 조성합니다. 부모/상담자는 자녀/내담자에게 좋은 양육/상담을 통해 '내면화된 안전 기지'를 제공할 때 그들의 정서적 조율 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즉 부모나 상담자가 없이도 이제 자신 안에 내면화된 안전 기지로 인해 자신의 고통스러운 감정도 스스로 잘 다루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부모-자녀 관계 또는 상담사-내담자 관계에서 안정 애착을 형성하기 위한 협력적 의사소통을 위한 4가지 요소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본 글은 심리상담사의 심리학 공부 매거진에 나오는 <거울보다 먼저 보는 건 엄마의 얼굴이예요> https://brunch.co.kr/@abigailjoz8/9와 연결됩니다(오늘 글이 좀 더 구체화된 내용이며, 상담 현장에서의 치료적 대화에 좀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부모-자녀 관계에도 여전히 적용 가능합니다). 다음의 내용은 David J. Wallin의 <애착과 심리치료> 중 11. 발달을 위한 도가니(p.285~297) 의 내용을 발췌 인용하여 요약했습니다.




1. 대화를 포괄적으로 만들기


어떤 느낌이 드나요? 원하는 게 뭔가요?
우리 두 사람 사이에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어떤 것이라고 믿어지나요?

부모/상담자는 아동/내담자의 느낌과 욕구, 필요 및 관점에 대해 가능한 많이 알아갈 수 있도록 상호작용할 필요가 있다. 즉 자녀/내담자의 주관적인 경험 (느낌, 생각, 욕구)에 가능한 많이 조율된 "정서적인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것이 안정 애착 형성에 촉진적이다. 특히, 비언어적으로만 전달할 수 있는 것에 주파수를 맞출 필요가 있는데, 암묵적 의사 전달은 표정이나 말투, 자세 혹은 몸짓을 통해 표현될 수 있다.


또한, 상호주관적 관점에 따라 아동/내담자의 암묵적 신호를 파악하기 위해 그들의 경험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주관적 경험에 번갈아 가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태도를 '자기성찰적 반응성(self-reflective responsiveness)''공감적인 내성적 탐구(empathic introspective inquiry)'라 한다.


아동/내담자가 침묵하고 있는 또는 의식하지 못하는 경험을 통합하도록 하는 포괄적 대화를 촉진하려면, 부모/상담자는 감정적 경험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자녀/내담자가 이해받았다고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우리의 인식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즉 자녀/내담자가 부모/상담자에게 자신이 느껴졌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2. 먼저 적극적으로 복구 시도하기


자녀/내담자와의 의사소통 또는 관계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느껴지는 경우, 부모/상담자는 먼저 적극적으로 복구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모/상담자와의 상호주관적 절충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안전 기지가 실제로 안전하다는 자녀/내담자의 신뢰를 굳건하게 해준다. 즉, 균열로 인한 실망, 부모-자녀, 상담자-내담자 간의 불가피한 차이, 서로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 관계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안전감을 마음 깊이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균열과 복구, 재균열과 재복구를 통한 반복적 경험은 고통스러운 느낌을 담아내고 그것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관계"에 의지할 수 있다는 자녀/내담자의 확신을 굳건하게 해주며, 상호작용을 통한 정서 조절 역량을 높여준다.


3. 대화의 수준 높이기


치료적 대화에서 알아차림과 복잡성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발달론자들이 말하는 '비계(飛階)' 또는 '지적 발판의 제공(scaffolding)'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가 자신의 경험을 설명할 단어를 배우기 전에 아이를 대신해서 말해 주고 이후 아이에게 '네 말로 해 볼래?'라고 요구함으로써, 즉발적으로 생겨나는 아이의 언어 능력을 위한 발판을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construction-workers-1715667_1920.jpg 발판 (출처: 픽사베이)


따라서 부모/상담자는 성찰하는 환자의 정신화, 성찰 능력을 높이기 위한 비계를 제공할 수 있다. 자녀/내담자가 말로 표현할 수 없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느낌을 우리가 분명히 표현해 줌으로써, 때로는 그들이 더 깊이 느끼기 위한 여지를 주기 위해 수용적으로 침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화의 수준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대화 그 자체를 초점으로 삼는 것이다. '대화에 대한 대화', '메타의사소통적 대화', '의사소통에 대한 의사소통'을 촉진하면서 자녀/내담자의 메타인지를 촉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담자가 내담자와 대화할 때 내담자가 치료에 몰입하지 못하는 것처럼 생각되는 자신을 알아차리면,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내담자와 바로 이 부분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아주 민감하게, 내담자의 맥락 속에서 상담자가 느낀 바를 전달하면, 내담자는 상담자가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통합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상담실 밖의 관계는 상담실 안에서도 재연된다. 자신이 상담실 밖에서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 상담자 앞에서도 표현하지 못한 암묵적인 부분을 상담자가 인식하여 조율된 언어로 들려줄 때 내담자는 대체로 안심하는 반응을 보인다. 이런 경험이 반복될 때 내담자는 상담자와 새로운 관계 경험을 하면서 불안정한 초기 애착 경험이 안정 애착으로 점차 변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부모-자녀와의 관계에서도 이와 같은 치료적 대화는 애착을 복구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


4. 기꺼이 관여하고 함께 분투하기


아이들에게는 공감해 주는 부모 이상으로 그들을 직면시켜줄 수 있는 부모도 필요하다. 아이들에게는 부딪혀 볼 수 있는 부모가 필요하며, 그들에게 필요한 구조를 제공해 주다가, 그들이 자라면 부모는 그 구조를 느슨하게 하고 아이에게 주도권을 좀 더 많이 넘겨주어야 한다. 상담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수퍼비전에서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직면은 내 편인 사람만 할 수 있다." 부모가 진짜 내 편임을 아는 자녀는 부모의 직면을 약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상담자가 진짜 내 편임을 아는 내담자는 상담자의 직면을 그때는 써도 약으로 먹는다. 부모나 상담자가 진짜 그들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음에도 직면시킨다면 그 직면은 독이 될 수 있다.


관계에서 불가피한 균열을 견디며 함께 분투하는 부모이자 상담자가 되어주고 싶다. 공감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진 않는다. 결국 공감을 통해 우리가 함께 직면해야 할 우리의 그림자를 마주해도 여전히 너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임을 확인시켜 줄 수 있다면, 그런 '최적의 좌절' 경험을 하고 난 후에는 자녀도, 내담자도 변화하고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함께 분투한 나도 변화하고 성장하리라 믿는다.




≪양육과 임상에서의 적용점≫

-자녀/내담자의 비언어에 주목하기
-자녀/내담자에게 '내가 그들을 어떻게 느끼는지 그들이 느껴지도록' 의사소통에서의 민감성 높이기
-자녀/내담자와의 대화에서 나 자신의 주관적 경험을 알아차리기
-대화에 대한 대화를 시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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