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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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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s Nov 17. 2023

만추

너의 겨울은 다시

하얀 눈에 덮인 마을처럼

평온해지고 새로운 기대와 기쁨으로 가득 찰 거고


나의 봄은 다시

얼음이 녹고 강물이 흐르듯

생기가 돌고 햇 볕 줄기만큼의 따뜻함을 즐길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우리의 가을은

슬퍼야 해.


우린 서로 사람이 달라서도

우린 서로 사랑이 닳아서도

아닌

가을이라

이제는 떨어져야 해.


우리 예뻤던 추억도 붉게

우리 소중했던 순간도 노랗게

우리 잊기 싫은 기억도 갈 빛으로

우리 가는 길목 사이사이 떨어져 한 동안 오래 흩어져 있다

우리 느끼지 못하는 순간만큼씩 조금씩 사라져 갈 거야.


사랑했어.

오래, 또 많이.


그리고

사랑해.


다음 다가올 우리 다른 계절을 위해

우리

이번 계절은

슬프기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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