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죽는다. 이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실

by 김바다





우리는 결국 죽고, 엄청날 것 같았던 사랑도 끝이 있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말은 '나'에 초점이 맞춰진 말이어서, 나도 언젠가는 죽겠지 고개 끄덕이며 관짝에 들어가는 내 미래를 상상할 뿐이다. 그게 내 부모가 될 거라는 끔찍한 상상을 했던 게 아니란 말이다.














아직도 사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해?



엄마가 암 선고를 받은 지 몇 달이 지났다. 그 사이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괴로운 일들의 연속이었으며, 엄마의 울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들린다.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그 이후 나는 폐인처럼 살았고, 정신머리는 가루가 되도록 부스러져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으니까.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며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고장 난 로봇처럼 눈에서 눈물만 축축하게 뽑아내며 살았다.




하여튼 이쯤에서 꺼내기 싫은 기억은 잠시 묻어두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슬쩍 내밀어보자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비극으로 치닫고 나서야 내가 스스로를 돌아봤다는 사실이다.



삶은 의미 없고, 존재에 대한 환멸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내게 엄마의 암 선고는 꽤 큰 파장을 만들었다. '눈앞에 보이는 우리 가족 구성원이 결코 영원하지 않구나' 나는 시간을 멈출 수 없고, 느리지만 쉴 틈 없이 흘러가는 세월 앞에서 언젠가 끝이 보일 거란걸 그때 피부로 처음 느꼈다.





머리로만 알던 게 진짜 피부로 와닿았을 때, 순간 속이 매스꺼웠다.

저녁에 집에 들어와서 보이는 엄마 아빠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우습게도 그때 진정으로 느꼈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그 순간 그랬다. 그리고 내게 물음을 던졌다.



아직도 사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해?



그 순간 허공을 떠다니던 내 몸뚱이에 가족이라는 끈 하나가 연결됐다. 억지로라도 내게는 살아갈 이유가 생겼다.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부모님이 건강한 순간, 내가 부모님 앞에서 재롱을 떨며 그들의 행복이 되어주는 순간의 교집합은 그리 크지 않구나. 우리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