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Beauty and the Beast
사랑하는 나의 포포야,
오늘도 작고 토실토실한 발로 어린이집과 집안 구석구석을 누비며 세상을 탐험하느라 고생 많았어.
네가 잠든 고요한 밤, 엄마는 문득 네가 조금 더 자랐을 때 들려주고 싶은 노래 하나를 떠올렸단다.
바로 엄마와 아빠가 하나가 되어 부부의 연을 맺던 결혼식 날,
엄마가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예식장에 울려 퍼졌던 뮤지컬 <미녀와 야수>의 넘버, ''Beauty and the Beast'란다. [미녀와 야수] 명장면과 함께 듣는 명곡 Beauty and the Beast | 디즈니 OST
나중에 네가 이 곡을 듣게 된다면 도입부를 유심히 들어보렴.
아주 가느다란 바이올린 선율이 조심스럽게 공기를 가르며 시작될 거야. 엄마는 그 얇은 소리가 참 좋았단다. 마치 낯선 성에 발을 들인 벨의 떨림 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마음 문을 조심스레 두드리는 소리 같기도 하거든.
엄마는 그날, 화려한 조명이나 멋진 드레스보다 더 소중한 것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어.
바로 '진실한 내면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사람들은 흔히 겉모습이 멋지거나 조건이 좋은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기도 해.
하지만 엄마가 믿는 사랑은 조금 달랐단다. 무서운 야수의 외면 뒤에 숨겨진 따뜻한 진심을 알아봐 주는 것, 그리고 나의 가장 연약하고 서툰 모습까지도 기꺼이 안아줄 수 있는 용기. 그게 진짜 사랑이라고 믿었어.
그래서 엄마는 가장 투명한 바이올린 소리에 그 마음을 실어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아빠에게 걸어갔단다.
"그 어떤 풍파가 우리를 할퀴고 지나가더라도, 나는 당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그 빛나는 진심을 끝까지 믿고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말이야.
앗, 정말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엄마는 아빠의 잘생긴 외모에 먼저 반하긴 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했던 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아빠의 진실한 마음이었어.
사람의 마음은 가끔 안개에 가려진 것처럼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단다.
하지만 그 안개를 걷어내고 상대의 가장 깊은 곳에 닿았을 때 발견한 그 소중한 진심은,
세상 그 어떤 보석보다도 단단하단다.
엄마는 그날의 선율처럼, 네 아빠의 내면을 끝까지 알아봐 주고 그 사랑을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지켜가겠다고 다짐했어.
사랑은 단순히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한 그 반짝임을 매일매일 정성스레 닦아내며 '지켜내는 일'이기도 하니까.
사랑하는 나의 포포야.
엄마는 네가 훗날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의 가장 깊은 곳을 볼 줄 아는 혜안을 가졌으면 해.
그리고 네가 선택한 그 사랑의 무게를 소중히 여기며, 흔들림 없이 지켜낼 줄 아는 뿌리 깊은 사람이 되길 바란단다. 엄마가 아빠를, 그리고 우리 포포를 변함없이 사랑하며 지켜내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이제 15개월인 네가 조금 더 자라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하게 될 때,
엄마는 네가 이 노래의 선율처럼 다정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현혹되기보다, 상대방의 마음속에 흐르는 아주 작고 세밀한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 보이지 않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눈을 가진 사람 말이야.
지금도 포포 네가 쌔근쌔근 잠든 모습 속에서도 엄마는 너만의 예쁜 빛을 본단다.
네가 나중에 이 노래를 들으며
"아, 우리 엄마가 나를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사랑했구나"라고 느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아.
사랑한다, 나의 작은 탐험가야.
오늘 밤 꿈속에서도 그 아름다운 선율이 너를 포근하게 감싸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