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의 꿈일지라도

인생에게 배운 첫 번째

by 톰이

오래간만에 남매가 모여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날이었다.

갑자기 동생이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며 다니던 학교를 그만둔다고 했다.

나는 세상 다 살아본 척하며, 밑도 끝도 없이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꿈만 좇고 살 수는 없다고.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고.

너보다 몇 년 앞선 내 말을 들으라고.

남이었으면 기꺼이 응원하겠지만, 나는 가족이니까 말리는 거라고.

동생이 잘되길 바란다면서, 그 애의 꿈을 무참히 뭉갰다.


동생은 그날 이후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우리한테 얘기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내가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며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동생에게 문자가 왔다.

”잘했어 누나. 하고 싶어 했잖아.”

이 짧은 문장이 불안했던 내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몇 년 전, 인생 다 살아본 사람처럼 훈수 두던 그날이 생각났다.

어리고 위태로운 그 삶에, 작은 지지의 말 한마디조차 건네지 못했던

그때, 내가 인생에 대해 얼마나 오만했는지.


그냥 이제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실패하고 지쳐 결국엔 냉혹한 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더라도,

꿈을 꿔야 할 때는,

꿈을 꾸고 싶을 때는,

꿈을 꿔야 하지 않을까.


설사 그게, 한날의 꿈으로 끝날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