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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머스의 모든 것 Aug 19. 2023

금융권이 수억 원짜리 역명을 사들이는 이유

“이번 역은 신한투자증권역입니다”


저 개인적으론 처음에 이거 봤을 때 너무너무 이상했어요! 아니 웬 지하철 역 이름에 기업이 붙어있어?!


어느새 익숙해져 있지만 말입니다..


이번에 신한투자증권이 또 역 이름을 샀다고 하네요.




여의도역 신한투자증권역 된다!


지하철 5호선에 이어 9호선의 여의도역이 신한투자증권역으로 함께 쓰이게 됩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서울메트로 9호선의 여의도역 역명병기 유상 판매 입찰에 낙찰됐다고 16일 밝혔어요. 9월 1일부터 각종 노선도와 안내 표지판에 여의도역명 옆이나 괄호 안에 '신한투자증권'이 추가로 표시됩니다.


여의도역은 역사 인근에 14개 증권사가 포진해 증권, 금융 중심지의 상징성이 있고, 매달 3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역이죠. 신한투자증권 측은, "금융 중심지 여의도의 역사와 성장을 함께 해온 만큼 사명을 역명으로 쓰게 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브랜드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고객과 더 밀접하게 다가가겠다"라고 밝혔어요.


얼마 들었을까...?


금융권이 낙찰받은 역명 가운데 사상 최고가는 2·3호선 을지로 3가 역의 ‘신한카드역’입니다. 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을지로 3가 역을 8억 7400만 원에 낙찰받았습니다.(!!)  지난해 을지로입구역을 사들인 하나은행은 8억 원을 지불했고, 이전 주인이던 기업은행은 첫 계약 당시 3억 8100만 원, 이후 1회 연장 때 4억 3000만 원을 냈습니다. 우리은행(명동역)은 6억 5466만 원, 애큐온저축은행(선릉역)은 7억 5100만 원을 주고 부역명을 사용 중입니다.


이번 신한투자증권역 입찰은 비밀유지조항에 따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의도역의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합니다.


 다른 역들 또 모가 있나,


대형 금융지주들이 밀집한 을지로입구역은 낙찰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을지로입구역 1·2번 출구는 하나은행 본점과 연결돼 있고, 5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엔 하나카드, 하나생명 등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을지로입구역 4번 출구 인근엔 기업은행 본점이 있죠.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기업은행이 을지로입구역의 부역명을 사용해 왔는데, 2022년 하나은행이 낙찰에 성공하면서 현재는 ‘하나은행역’이 됐습니다. (엄청 치열한가 봅니다...)


우리은행은 ‘명동역’ 부역명을 낙찰받아 ‘우리금융타운’이라는 역명을 병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우리종합금융 등 명동역 인근에 우리금융 본점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KB금융그룹도 2020년부터 샛강역 부역명으로 ‘KB금융타운역’을 사용하고 있고, 1호선 종각역은 ‘SC제일은행역’이 병기되고 있습니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은 ‘KDB산업은행역’이라는 부역명을 갖고 있죠.


2금융권 중에선 지하철 2·5호선 을지로4가역이 ‘BC카드역’으로,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은 ‘신한카드역’이 부역명입니다. 애큐온저축은행도 지난해 2호선 선릉역의 부역명을 낙찰받은 바 있습니다.


참고)  


유상 역명 병기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유상 역명 병기는 지난 2016년 서울교통공사가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도입했다고요. 대상역에서 1㎞ 이내에 위치한 공익기관, 기업체, 학교, 병원, 다중이용시설 등의 기관·회사는 공개 입찰을 통해 유상 역명 병기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론 인지도 올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긴 한데요,


금융권 입장에서 보면,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수십억 원짜리 연예인도 모델로 쓰는데, 그것보다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 역에 이름 박아놓는 게 더 효율적이란 생각도 드네요. (그래서 입찰 경쟁이 붙는 거겠죠)


금융권에게 이 정도 금액쯤이야! 란 생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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