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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머스의 모든 것 Dec 26. 2023

쿠팡, 파페치 인수로 다시 한번 판을 흔들다

쿠팡, 세계 1위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 인수


휴가를 다녀오니, 쿠팡이 파페치를 인수했다는 소식으로 시끌시끌하더라고요.


쿠팡은 18일 IR 홈페이지를 통해 5억 달러(약 6천500억 원)를 투입해 온라인 럭셔리 기업 파페치 홀딩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예요. 


1. 쿠팡이 무려 세계 1위 명품 이커머스 회사인 파페치를?

2. 근데 파페치가 6,500억 원 밖에 안 한다고?

3. 알고 보니 파페치는 쿠팡 아니었으면 도산이었다고?


파페치(Farfetch)는?


출처 : 파페치 홈페이지


파페치는 샤넬·에르메스 등 1400개 명품 브랜드를 미국 등 190개국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입니다. 미국, 영국 등 전 세계 190국에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해 약 3조 원(약 23억 1668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어요. 또 오프화이트 등을 보유한 패션 의류 기업 뉴가드그룹과 미국 스타디움 굿즈 등을 인수해 운영 중 이기도 합니다.


파페치는 코로나19 당시에 엄청 잘 나갔습니다. 20년도 기준으로는 연초 11달러로 시작했던 주가가 1년간 500%의 상승률을 기록했어요.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고, 엔데믹이 되며 국내 많은 명품 이커머스회사들이 어려움에 처했듯이 파페치 역시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2023년 12월 11일 기준 주가는 2021년 고점 대비 무려 99% 하락한 0.73달러를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260억 달러에서 2억 5,700만 달러로 줄었습니다.


파페치가 몰락한 이유


여기에는 엔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수요 감소, 명품사들의 이커머스 직접 판매가 주원인으로 꼽히지만, 이 외에도 비즈니스 모델 실패-제삼자 유통 모델, 잘못된 의사 결정 등이 회사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얘기합니다. ➡️ 파페치 몰락한 진짜 이유

출처 : 파페치 인스타그램


그런 파페치를, 왜 쿠팡은 사들였을까요?


쿠팡이 파페치를 인수한 이유


1. 패션 시장을 아직 정복하지 못한 쿠팡


쿠팡은 패션 시장을 계속 노리고 있지만, 국내외 브랜드사들을 쿠팡에 입점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쿠팡 C.애비뉴라는 코너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인기 있는 명품 브랜드들은 입점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패션 브랜드사들이 굳이 온라인에, 심지어 패션 플랫폼도 아닌 곳에, 료반품이 주 모델인 쿠팡 로켓배송에 입점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은 아닐 겁니다.


쿠팡은 파페치 인수를 통해 국내외 명품 브랜드사들을 쿠팡에 입점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파페치가 1차 도매상과 거래를 하기 때문에 입점 협의 시, 다른 이커머스사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추측됩니다.



2. 성장하는 국내 명품 시장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가 모건스탠리 분석을 인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인의 명품 구입액은 168억 달러(약 20조 9000억 원), 1인당 325달러(약 40만 원)로 세계 1위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미국과 중국보다도 큰 소비입니다. 최근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K-POP 아티스트를 엠배서더로 선정하는 점, 명품 브랜드의 한국 팝업스토어 및 마케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점 등이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드러냅니다.  


성장하는 국내 명품 시장 속에서, 명품 이커머스 1위 파페치와 국내 1위 유통사의 콜라보의 결과가 기대됩니다. 


3. 명품 이커머스 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


최근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의 국내 명품 이커머스 기업들이 트래픽 감소와 적자로 어려움에 처해있어요. 쿠팡은 지금 상황을 보고, 이건 '저 회사들은 못해도 나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쿠팡은 국내 최고의 물류 시스템과 투자(?)을 갖추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 습득과 네트웍 확보에 물류 시스템과 쿠팡 만의 강점을 살려 명품 이커머스가 주춤할 때 이 시장을 먹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도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3분기 말(1월~9월) 기준 주요 명품 플랫폼 3사의 이용자 수는 1년 전과 비교해 일제히 감소했다.

△발란 572만 명→292만 명 △트렌비 498만 명→260만 명 △머스트잇 261만 명→142만 명 등 명품 플랫폼 3사 모두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4. 해외 진출 가능성


마지막으로, 파페치를 통해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염두에 둡니다. K-패션과 파페치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뇌피셜입니다만) 


여하튼 이런 다양한 가능성 덕에 쿠팡의 넥스트 스텝이 너무나 기대됩니다. 명품 이커머스는 아마존도 못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쿠팡이 아마존을 넘어서는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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