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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돈 버는 법을 알아버린 웹툰작가 이말년

프로세스가 중요해진 시대

by 커머스의 모든 것


이말년 이야기는, 책 말미에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님의 해제에 나온 내용이다. 이말년 작가가 어떤 인터뷰에서 직접 한 얘기다. 웹툰작가로 일할 때보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지금 훨씬 쉽게, 많은 돈을 번다고 한다.


결국 피땀 흘려 내놓은 작품보다, 작가의 일상과 스토리를 보여주는 SNS가 더 돈이 된다는 사실.


프로세스 이코노미 시대,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씁쓸하다.


'과정과 스토리가 중요하다, 팬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프로세스 이코노미. 한 마디로 말하면 아웃풋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란 말이다. 책에 따르면, 마음을 사로잡는 시그니처 스토리가 있어야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시그니처 스토리가 있어야 팬이 생기는 건 맞지만, 팬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그 브랜드가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나는 오늘 오랜만에 만난 친구 덕에 2개의 서비스를 구독하기로 결심하는데 그것은 리본즈(REEBONZ)와 클로젯셰어(CLOSETSHARE)이다. 친구는 특별한 날에 필요한 옷이나 가방을 무조건 여기서 빌린다고 하며, 갖고 있는 옷 중, 안 입는 옷은 여기에 빌려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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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캡처 2023-03-19 164748.png



이 친구는 이 서비스의 세컨드 크리에이터가 되어, 이렇게 입소문을 내주고 다니니 어느 정도 성공한 브랜딩이다.


하지만 친구가 이 서비스의 팬이 된 것은 특별한 스토리라기보다는 효용성이다. (물론 그것이 스토리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아웃풋에 더 가깝지 않겠는가?)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많은 고객들은, 더 좋은 브랜드나 예쁜 제품을 빌려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그곳으로 갈아탈 것이다.


스토리와 이유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웃풋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


스토리나 WHY에 집중하는 커머스의 한계를 본 적이 많다. 29CM가 스토리에 집중할 때 보다 UX와 UI를 매출 위주로, 상품을 매출 위주로 진열했을 때 더 실적이 좋은 것은, 과연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 게 맞는 것인가? 무신사화 되어가는 29CM를 욕할 수 있는가?


쿠팡이 잘 되는 이유는 과연 쿠팡이 스토리가 있어서인가? 아웃풋이 좋아서인가? 과정을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독점기업을 응원하는 게 맞는가?


결국 이젠 아웃풋 뿐만 아니라 프로세스도 신경 써야 하는 더 힘든 시대가 되어 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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