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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Sep 08. 2016

비와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

얼마 전 쇼미더머니에서 비와이씨의 랩은 정말 신들렸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대단한 실력이었습니다. 1등을 한 건 당연한 것이었고, 계속해서 힙합씬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잡아 가는 것을 보면 아재 팬의 한 사람으로서 흐뭇하기도 합니다. 헌데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은 그 기독교에 대한 신앙을 자꾸 드러내려 하고, 간혹 선택받은 자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선택받은 자라는 사실은 선민사상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는 특정 민족이나 집단이 신에 의해 선택되어 다른 집단에 비해 우월한 지위를 가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시오니즘의 유대인인데, 유대인은 이러한 시오니즘을 바탕으로 구약성경의 모든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함과 동시에, 기독교로 파생되어 기원후 2천년 문명의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폐쇄적인 유대인의 선민사상으로 인해 2천년전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고, 히틀러의 제2차 세계대전의 최대 희생양이 되었으며, 현재에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인들을 별 죄책감 없이 공격하고 있습니다.


내가 특별한 존재라고 인식하는 것은 높은 자존감의 표출이며, 자신에게는 분명 득이 되는 생각입니다. 다만 이것이 나에게만 허용되고 남에게는 배타적이게 되기 쉽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이 점에 경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기독교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같은 이슬람 국가로 과감히 선교를 떠나곤 합니다. 전도가 이 땅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기독교인에게는 당연한 행동일 수 있지만, 해당 지역의 이슬람인에겐 전혀 그렇지 않은 행동일 수 있습니다. 1천년이 넘게 마호메트의 이슬람교를 믿어온 그들에게 기독교만 하나님이 선택한 종교이니 개종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찌보면 전도가 아니라 폭력과 같습니다. 심지어 이슬람의 알라신와 기독교의 하나님은 아브라함으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동일한 신입니다. 하루에 5번 의무적으로 메카를 향해 기도하고, 금욕적인 식생활을 하는 그들에겐 어찌보면 기독교인의 전도는 우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그들이 먹지 않는 돼지고기, 낙지 등은 구약성경 모세5경에 명시된 것이니, 성경말씀을 잘 따르는 기독교인이라면 이를 먹지 말아야겠지요.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까요. 사우디아라비아의 어느 이슬람교도가 부르카나 히잡을 둘러쓰고 한국 어느 교회에 와서 전도를 한다면 우리 교회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비단 1백여년의 역사밖에 되지 않은 한국기독교 교회는 아마도 소금을 뿌릴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다고요? 이슬람 전도도 아닌 그들의 음식을 만들어 수출하겠다는 할랄식품 공장을 설립하려 하는데도, 한국의 기독교는 극심하게 저항하여 결국 백지화시켰습니다. 선민사상은 때로 이렇게 배타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읽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저도 모태신앙 기반의 기독교인입니다. 하지만 비와이와 같이 대중 앞에서 계속해서 선택받은 자임을 언급하고, 날 만든 신의 전지전능함을 당연하다고 설파하는 것은 저에게도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반대의 경우를 또 한번 생각해 봅시다. 다음 쇼미더머니에서 어느 이슬람 래퍼가 나와 알라신의 전지전능함을 언급하거나, 유대인 래퍼가 나와 하나님은 유대인만의 하나님이라고 하거나, 힌두교도가 나와 자신만을 지켜주는 시바신을 계속해서 언급하면 비와이씨는 그냥 별 생각없이 TV를 통해 경연을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기독교나 이슬람이나 유대교나 기본적으로 유일신 사상이기 때문에, 본인이 믿는 종교 외의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은 어쩔 수 없이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배타성은 법률적으로는 같은 대상에 관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하늘 아래 두 신은 존재할 수 없으니, 내가 믿는 신만 신이란 논리이지요. 그래서 본인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을 불특정 다수인 대중에게 설파하는 것은 조금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역사를 더듬어 봅시다. 기독교는 유대교에서 예수라는 존재로 파생되어진 종교입니다. 물론 유대교 또한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근동지방의 조로아스터교나 이집트 등의 유일신교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도 있습니다. 예수로부터만 본다 하더라도, 한국과 같은 이방인에게 기독교가 전파되기 시작하는 것은 사도행전으로부터 시작된 바울사도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그 66권의 성경 중 창세기부터 43권은 모두 유대인 중심의 이야기이고, 44권째인 사도행전부터가 비로소 우리 이방인에게 전파되기 시작한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성경의 기록 이후, 기독교가 전세계로 전파되게 된 사건은 380년 로마의 테오도시우스 1세의 데살로니카 칙령인데, 이 사건 이후로 기독교는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었습니다. 로마제국 국교가 된 이후부터는 가히 분열의 역사라 할 수 있는데, 5세기 에페수스 공의회 및 칼케돈 공의회 등으로 네스토리우스 교단이나 오리엔트 정교회 등은 분열되기 시작합니다. 아울러 11세기 동서로마 교회가 갈라지며 정교회가 생기게 되며, 잘 아시다시피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카톨릭과 개신교는 아예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개신교 또한 이후 수많은 갈래로 변모하여 장로교, 루터교, 침례교, 감리교 등 다양한 종파를 만들어 냈습니다. 아울러 각 종파는 또 각 국가별로 수십개, 수백개의 종파를 파생하게 되고, 우리나라 장로교만 하더라도 크게 고신, 기장, 통합, 합동 등으로 갈라져, 현재는 셀 수 없이 많은 교단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지리하게 기독교 역사 및 종파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비와이 씨가 믿는 기독교가 어느 종파, 어느 교단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믿음 자체도 확실히 하나님의 생각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두루두루 다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장로교 통합과 합동만 보더라도 에큐메니컬 운동에 대한 상당한 시각차를 보여 WCC 때만 되면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장로교 합동은 간혹 카톨릭을 가리켜 이단이라고 하는데, 이쯤되면 이게 같은 하나님을 믿고 있는가 상당히 의아스럽기까지 합니다.


선민사상으로 비롯한 기독교의 배타성은 역사적으로 좋지 않은 선례를 많이 남겼습니다. 십자군 전쟁은 물론 중남미 원주민 학살, 청교도의 북미원주민 탄압, 영국 올리버 크롬웰의 아일랜드 대학살 등 이루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심지어 개신교를 시작한 마틴 루터의 경우도, 종교개혁으로 시작된 독일농민전쟁에서 농민들을 비난하고 귀족의 편에 섰습니다. 이 모든게 나는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자라는 신념으로부터 비롯된 참사입니다. 이쯤 되면 내가 믿는 종교의 신념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어보이지 않나요.


말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굳은 신념과 신앙으로 하나님을 믿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다만 그 선민사상에 대한 표출은 조금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만약 타종교를 가진 분들이 불편해 한다고 하면 적어도 미디어에서는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저는 금번 쇼미더머니에서 비와이 랩을 들으며 전율이 올랐고, 앞으로도 많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이제는 유명 연예인으로서 조금은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는 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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