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할 때 중요시하는 것은 각자 상이하겠지만, 나는 팀웍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실이 팀웍이 맞기 시작하면 탁구나 테니스 랠리가 시작될 때와 같이 주고받는 재미가 쏠쏠해 지기 시작한다. 서로를 괜찮은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기 시작하면 그 약간의 업무경쟁 비슷한 관계에서 상승적 효과가 발생한다. 일을 할 때도 나는 그 경쟁의식을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애초에 경쟁의식이 발생하지 않으면 진보도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괜찮은 파트너라고 생각하는 것. 이것은 그 사람이 정말 괜찮아서 그런가, 아니면 괜찮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되는 것인가. 이게 사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리로 이어지는데, 나 같은 경우는 가능하면 같이 일하는 팀원들을 ‘괜찮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려는 편이다. 물론 다들 나와 다른 사람인지라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행동을 해서 간혹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뭐 꼭 내가 하는 생각이나 행동이 ‘옳은’ 것이 아니란 생각을 하면 좀 너그러워진다. 어느 정도 자기 주관은 필요하지만, 나의 생각이나 행동이 언제나 세상의 기준이 되면 곤란하다.
시니어나 주니어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마음이 맞고 서로를 괜찮게 여기기 시작하면 일을 재미가 있어진다. 일이란 사실 주입식 교육과 달라서 그 흐름을 타면 신속히 진행되기도 하고 성과가 잘 나오기도 한다. 나는 아직까지 업무를 하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어본 기억은 없지만, 그나마 일을 못한다 소리를 많이 듣지 않는 이유는 ‘재미있게’ 일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회사생활 하면서 그만두고도 싶고, 새벽에 출근하고 자정 넘어 퇴근하며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한탄할 때도 많이 있었지만, 돌이켜 보면 그것도 다 축적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되돌아보면 회사생활이 재미있었을 때는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 호흡이 척척 잘 맞았을 때고, 그렇지 않았을 때는 기억이 그다지 좋지 않다. 적어도 나에게는 업무량이 많은 것과 적은 것, 근무지가 해외인지 지방인지 서울인지는 그다지 일의 ‘재미’와 연관요소는 아닌 듯 하다. 사람이 먼저다. 이런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일단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괜찮은 파트너라고 생각을 해보자.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지만, 그것도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결과론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는 업무성과 혹은 재미에 차이가 있다. 먼저 가는 게 있어야 오는 게 있지 않을까. 즉, 내가 먼저 그를 좋게 생각해야, 그도 나를 좋게 생각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