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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Nov 10. 2016

폴 크루그먼의 공포 팔이에 대한 경계

미국이나 한국이나 공포를 팔아먹고사는 분들은 어디에나 계시나 보다. 지난 십여 년간 꾸준히 한국경제에 대한 공포를 선사하시는 어느 분이 떠오르기도 하고, 브런치 이웃분들께서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은 주제일 듯해서 뉴욕타임스에 기고된 폴 크루그먼의 10/22자 칼럼을 공유해본다. (물론 경알못이자 영알못인 본인의 잘못된 해석이 난무할 수 있으므로, 영어에 능통하신 분은 링크된 원문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http://krugman.blogs.nytimes.com/2016/10/22/debt-diversion-distraction/?smid=fb-share&_r=0



뉴욕타임스에 기고되는 폴 크루그먼의 칼럼 ‘Debt, Diversion, Distraction’을 보면 꽤나 흥미로운 그래프가 등장한다. 이 그래프는 CBPP, 즉 미국의 정부예산을 분석하는 싱크탱크 중 하나인 Center on Budget and Policy Priorities에서 추정한 GDP 대비 부채비율의 연도별 예상 추이이다. 2010년에 CBPP에서 예상한 바에 따르면 2040년에 미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0%에 육박하지만,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세계경제위기 해결 중이었던 2010년엔 조금 비관적 해석이 지배적이었을 것이고, 이제 그 출구에 있는 상황에서는 다소 낙관적 해석이 가능했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이처럼 극단적 미래에 대한 해석 차이는 정책의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폴 크루그먼은 여기서 Deficit scolds란 표현을 사용한다. Deficit가 적자, scold가 꾸짖다 정도로 해석한다면, Deficit scolds는 여기서 미래의 적자를 꾸짖기만 하는 공포론자 수준으로 이해하면 될듯하다. (혹시 이 부분에 대해 다른 적확한 해석이 있다면 조언을 부탁드린다) 그러니까 2010년에는 불확실한 세계정세 및 미국 경제 속에서 이 공포 팔이들이 득세를 하여, 메디케어 대상 연령 인상이나 단기 긴축재정 등 나쁜 정책을 유도했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포몰이를 하기 시작하면 정말 중요한 정책은 뒤로 밀리고, 대중의 관심을 지엽적인 정책으로 몰고 간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의 지적에 따르면, 미국도 인구는 노령화되고 그에 따라 메디케어나 사회보장 비용은 늘어나고는 있다. 하지만 벌써 2016년이고, 이는 어느 정도의 베이비 부머들은 이미 지나가고 있고, 인구학적 변화는 존재하지만 이게 큰 예산상의 문제를 야기시키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미국의 건강 관련 비용도 2010년 이후로 꽤 많이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하며, 이자율(interest rate)도 이전보다 상당히 낮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그래프에 보여주듯이 미래에 대한 예상을 상당히 호의적으로 변화시켰다. 현재 장기전망(Long-run outlook)은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바에 비해 대단히 낮은(안전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하여 크루그먼이 언급한 바는 많지만, 마지막 요약을 참고해 보면 다음과 같다. (오역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하는 바이지만, 용감하게 올려본다 ㅋ)  


“맞다, 우리는 향후 이십 년 내에 어떤 어려운 선택에 마주칠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고, 어떤 문제라 할지라도 지금 꼭 결정해야 할 문제는 없다. 그러는 사이, 회자되던 진짜 무서운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문제는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 당신의 공포 팔이(fearmongering)가 우리를 진짜 문제에서 집중이 안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들이 그냥 사라져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So my message to the deficit scolds is this: yes, we may face some hard choices a couple of decades from now. But we might not, and in any case there aren’t any choices that must be made now. Meanwhile, there are genuinely scary things happening as we speak, which we should be taking on but aren’t. And your fear-mongering is distracting us from these real problems. Therefore, I would respectfully request that you people just go away.”


합리적 미래에 대한 추론이나 예측은 물론 우리의 시각에 많은 도움을 주며, 정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미친 부동산이니 대폭락의 시대가 온다느니 하는 공포 팔이는 나도 크루그먼 옹과 같이 그냥 사라져 주길 간곡히 부탁하는 바이다. 공포 팔이의 문제점은 우리의 시야를 가리고, 정작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게 만드는 데에 있다. 차분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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