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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Jan 21. 2017

한국의 정치에 대해

정치에 조금 관심 있는 외국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대부분 한국의 정치상황을 알고 있다. 뭐 뉴욕타임스 만평으로도 사용될 정도니 웬만한 분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다 아는 것 같더라. 간혹 일부러 디스를 하기 위해 이런 화두를 던지는 외국인들도 있는데, 나는 이런 경우 기죽지 않고 오히려 사람 사는 세상이 다 그런 게 아니겠냐 하며 맞받아친다. 대통령이 이상한 건 사실이지만, 언론이 그 이상한 점을 찾아냈고, 국민들은 그 이상한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끌 수 있을 만큼 민주적인 나라라는 식으로 말이다.



프랑스인에게 French Revolution이 자랑스러운지 아닌지를 물었다. 당연히 그는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하지. 프랑스혁명이 자랑스러운 이유는 물론 앙시앵 레짐으로 대표되는 구체제의 모순을 뿌리 뽑고, 왕권신수설에 배치되는 사회 계약설 및 인민 주권론을 바탕으로 한 사회를 만들었다는 것에 있다. 나는 그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조금 시끄럽긴 하지만 작금의 한국정치도 그리 나쁘게만 볼 것은 아니라고 본다.  



트럼프의 미국도, 브렉시트의 영국도, 국민전선과 오성운동이 부상하고 있는 프랑스나 이태리도 현재 그렇게 안정된 수준의 국정운영은 하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정치적으로 상당히 안정되었다 할만한 나라가 전 세계에 얼마나 있는가. 굳이 따지자면 러시아나 중국 정도 되지 않을까. 블라디미르 푸틴은 벌써 18년 전인 1999년부터 중간에 얼굴마담을 내세우는 꼼수를 부리면서 장기집권을 하고 있다. 중국은 오직 공산당만이 여당이 될 수 있는 일당제 국가이다. 이들 나라는 시끄럽지도 않고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평화는 아닐 것이다.



민주주의는 본래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가 보장된 체제기 때문에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러한 시끄러운 과정 속에서 오히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여기서 5천만 명과 같이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생활하기 위해서는 대의민주주의라는 제도를 통해 이루어 나가야 하는 것이고.



이상한 대통령이 나온 건 맞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상한 그를 아무런 폭력 없이 끌어내리는 과정을 만든 것은 이 나라에 꽤나 성숙한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과정에서 작금의 상황을 지켜보고 싶다. 그저 이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가지고 굳이 스스로를 깎아내릴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 나라 저 나라 다녀봐도 한국이란 나라는 꽤 괜찮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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