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조그만 갈빗집을 오픈하신 장인어른 가게에 갔다가 요즘 사람 구하기가 무지 힘들고, 밤늦게까지 손님들이 와서 잠자는 시간도 부족할 정도라는 말씀을 전해 들었다. 전해 듣기로는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의 일당은 대략 십만 원 선인데, 공항신도시에 위치해 2만 원 더 플러스하여 12만 원 수준이라고. 그도 고용하고 몇 번 오다가 힘들어서 안 오면 인력업체를 통해 원포인트 릴리프를 하는데, 합이 맞질 않으니 힘드시다고. 그나마 얼마 전부터 친구분 한분이 매일 근무해 주시고, 근처에 사시는 아주머니 한 분께서 매일 근무해주시겠다고 해서 이제 조금 숨을 돌리신다 하셨다. 그래도 일이 없을 때 보단 소득이 들어오니 기분이 좋고, 진상 손님들은 종종 있지만 맛있게 먹고 따봉을 외쳐주시는 단골 덕택에 할 맛이 난다고 하시더라.
나는 장인어른께 사회에 참 많은 기여를 하신다고 말씀을 드렸다. 장인어른께서는 아니 무슨 식당 하나 근근이 하는데 사회에 기여냐고 말씀하셔서 내가 말씀드렸다. 먼저 사회에 고용을 창출하신 것. 대략 식당에는 다섯 분이 일하고 계셨는데, 아버님께서 그냥 집에 계셨으면 없었을 일자리 다섯 개나 창출하셨으니 그것부터 기여를 하신 것이고. 사업자 등록을 통한 소득세 혹은 법인세를 납부하시는 그 또한 기여를 하신 것이다. 아울러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생기는 부가가치세도 창출되며, 종업원 분들의 소득세도 국가에 원천징수하니 그 얼마나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계시는 것이냐고.
사회는 그러하다. 환갑넘은 우리 장인어른도 잠을 줄여가며, 명절에도 일을 하시면서 음양으로 사회에 이러한 기여를 하고 계신다. 기본적으로 소득은 노동을 통해 창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장애를 가진 분들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분들, 그리고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미성년자의 경우엔 국가가 복지의 차원에서 지원을 해주어야 하지만,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기본소득 등을 지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른 선택이 아니라고 본다. 누군들 일을 하지 않고 돈을 벌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사회는 그만한 근로-소득 논리와 인센티브를 통해 일자리를 늘려나가고 경제가 순환되고, 그로 인해 세수가 발생하며 국가 세원이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사실 자영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법인은 자본금이 필요하고, 설립등기 등의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채무자에 대해 유한책임을 진다. 하지만 개인기업의 관점으로 가자면 설립이 간단하지만 규모를 키우기 어렵고 기업 채무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게 된다. 전자나 후자나 그만한 리스크를 가지고 시작하는 게 자영업이다. 나 같은 소인배는 절대 하지 못할 것이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을 존경한다. 간혹 임금을 떼어가거나 세금을 탈루한다고 자영업자를 안 좋게 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분들은 그렇게 하루하루 잠자는 시간도 부족한 채로, 주 6일 주 7일 근무하시며, 명절도 근무해가며 성실히 일을 하고 계신다. 부디 사회의 한쪽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르바이트하는 학생도, 자영업 하는 사장님도, 중소기업 직원도, 대기업의 임원도, 다들 각자 고민이 있고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이를 어느 한쪽으로 몰아 선과 악의 구도로 사회를 재단한다면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