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퀘벤하운 May 06. 2017

2017년 대선토론을 바라보며

대선토론만 보고있으면 여야를 막론하고 이 세상에 대한민국같이 후진적이고 적폐덩어리인 나라가 없는 것 같다. 비행기타고 두달 걸러 다른 나라들을 다니는 내 입장에서 따져보면, 단점도 있지만 한국은 전세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나라인 편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스페인보다 청년 실업률 낮고, 덴마크보다 공무원 만나기 수월하며 병원도 아프면 바로바로 가서 진료받을 수 있다. 핀란드의 노키아보다 한국의 삼성전자가 조금 더 지속가능한 기업이며, 영국보다 한국의 지니계수가 낮다.(=영국의 소득분배가 더 불공정하다)


남아공보다 훠얼씬 치안이 안정적이며, 홍콩보다 집값이 저렴하다. 메소포타미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이라크나 시리아보다 앞으로 최소 백년은 더 살만한 땅일 것이며, 사우디아라비아나 중국보단 훨씬 높은 인권의 자유가 주어졌다. 인도보다 영아사망률이 낮으며, 문맹률도 현저히 낮다. 아직도 전세계엔 의무교육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


물론 부족한 부분 있고 개선해야 할 부분 있다. 하지만 역대 정권들만 보더라도, 김대중 정부는 금융위기를 극복했고, 노무현 정부는 인권을 신장시켰으며 권위주의를 타파했다. 이명박 정부도 나름대로 2008 세계금융위기를 발빠르게 극복해 나갔으며, 박근혜 정부는. 음 이건 쫌 흑역사이긴 하지만, 타인의 의견을 빌려보자면, 기초연금과 누리과정 등을 통해 복지를 확충하고 세율을 올리지 않고도 세원을 확대하여 중부담 중복지의 기틀을 마련했다. 여튼 각 정부의 장단점은 존재한다. 여느 정부나 전체적으로 우상향인 한국의 최근 역사에서 단점들만 존재할리 만무하다.


벨기에도 스페인도 내각 없는 무정부 상태로 1년 넘게 잘 돌아갔다. 너무 그렇게 작금의 한국상황을 폄하하거나 대통령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조금 조심스럽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다지만, 한국은 휴대폰 출하량, 반도체 매출액, 선박수주량, 등 분야에서 세계 top 1-2위 수준이며, 자동차생산량, 석유화학 및 건설 등의 분야도 top 5정도는 될 것이다. 이 외에도 한류컨텐츠나 관광산업, 이에 따른 금융업 규모를 생각하면, 이정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나라는 독일,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수준이다. 이젠 외국의 관료나 사업자를 만날 때마다 듣는 '니네 나라 부럽다'는 좀 식상할 지경이다. (물론 배부른 소리다)


뭐 내가 국뽕은 늘 경계하는 바이지만, 그 반대점에 있는 자기비하의식도 늘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전 대통령은 분명 문제가 있었을 수 있지만, 국가 자체가 모두 잘 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아울러 십년 이십년 여야정부가 바뀌면서도 변화시키지 못한 문제는, 그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바꿀 수 없을 수 있다. 그렇다고 완전 반외세를 외치며 각종 기업을 국유화하고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비롯한 식량 및 소비재 자립, 가격통제 등의 달콤한 정책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예를 통해 그런 유토피아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완충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또 인권 따위 개나 줘버리고, 매번 북풍 따위로 한반도의 긴장을 도구삼아 권력을 유지하려는 분들에게 기회를 주기도 그렇고. 국민의 한 사람이라 관심이 가긴 가서 매번 토론회를 본다지만, 그것 참 갈수록 심란해 지는 나날들이다. 어여 선거를 하고 새로운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다음엔 부디 반목과 갈등을 만드는 일, 남 탓만 하는 일은 가급적 줄어들었으면 하는, 달성하기 어려운 바램을 가져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치열한 고민을 해본 사람만이 타인을 공감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