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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Jun 04. 2016

비틀즈를 권함

록음악의 시작, 비틀즈에 대하여

비틀즈를 처음 접한 기억은 뭐니뭐니해도 YESTERDAY였다. 이제 막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던 중학교 시절, 그 유려한 선율은 마치 클래식 음악의 어느 부분을 따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비틀즈의 5번째 앨범인 Help!의 수록곡인 이 노래의 원제목은 Scrambled eggs였고, 작곡을 한 폴매카트니 자체도 이 멜로디가 어디서 들은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고 동료들에게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그만큼 믿기지 않을만큼 훌륭한 곡이라고.

물론 이 YESTERDAY가 가장 많이 알려졌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곡이라곤 하지만, 이 노래가 비틀즈를 권하는 이유는 그닥 되지 않을 것이다. 비틀즈는 1963년부터 1970년까지 총 13장의 정규앨범을 냈고(왜 하필 13인지 ㅠ), 사실 대중음악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앨범은 65년에 나온 Rubber Soul 부터라고 볼 수 있으니 그 4년간 엄청난 변화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정말 왕성한 창작능력을 보여줬는데, 화이트앨범으로 알려진 The Beatles 앨범에는 무려 30곡이 수록되어 있다. 참고로 이 화이트앨범 제일 첫번째 곡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의 하나인 Back in the U.S.S.R. 을 들어보면 차분하게 느껴졌던 비틀즈의 환상은 단번에 깨질 수 있다. 비행기 이륙소리로 시작하는 이 록큰롤 음악의 경쾌한 리듬과 기타 리프를 듣고 조금 모던한 앨비스 프레슬리를 연상한다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물론 비틀즈가 뉴욕 메츠의 구장에서 5만 5천명을 꽉꽉 채워 공연도 하고, 프랑스, 필리핀, 호주 등 세계 각국 투어마다 엄청난 환호를 받고, 10개도 넘는 빌보드 1위 곡도 있지만, 인기가 많았다는 것만으로 가치있는 가수로 분류되긴 어렵다. 해석상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현대음악의 상당부분 음악장르와 시스템을 확립시킨 것이 비틀즈라 생각한다. 60년대 히피 문화와 사이키델릭 록을 이끈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는 훗날 프로그래시브 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물론 잘 알려진 A Day in the Life만 해도 중간 중간 심각히 사이키델릭한 간주부분은 보통 사람들로는 받아들이기 조금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 어느날 밤 눈을 감고 들으면 내 몸이 마치 하늘 위로 올라가는 느낌이.

비틀즈 음악에 영향을 준 인물들은 몇 명 존재한다. 대표적인 뮤지션이 엘비스 프레슬리와 밥딜런이다. 밥딜런의 경우는 노벨문학상 후보에 항상 오르는 유려한 가사로 유명한데, 밥딜런은 비틀즈의 영향을 받아 포크에서 록클롤로 조금 이동했고, 비틀즈는 그로 인해 가사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되고, 마리화나를 접하게 된다?! 그 마리화나의 영향이 물론 페퍼상사까지 갔겠지. 페퍼상사 앨범을 기점으로 전반기와 후반기 비틀즈를 보자면, 물론 전반기의 경쾌함도 좋지만, 완숙미가 더해진 후반기 앨범은 수백번, 수천번을 들어도 더 듣고싶은 매력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마지막 정규앨범인 Let it be. 물론 수록곡 중 하나인 Let it be도 좋지만, Across the Universe는 내가 차분해지고 싶을 때, 현실을 잠시 잊고 싶을 때 듣는 명곡이다. 인도에서 명상을 즐기던 비틀즈 느낌이 나는(물론 종국은 그리 좋은 그림은 아니었지만) I Me Mine은 나를 돌아보기에도 괜찮은 곡이다.
혹여나 이 글을 읽고 앨범 하나를 선택해서 듣고 싶다고해서, 추천해 드릴만한 앨범은 앞서 언급한 화이트앨범이라 불리는 The Beatles. (음원출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가끔 울적할 때 들으면 좋은 While My Guitar Gently Weeps가 수록되어있다. 대부분의 비틀즈 노래는 레논/메카트니 작사작곡이지만, 이 노래는 기타리스트 조지해리슨이 쓴 곡이다. 그런가 하면 듣기만 해도 어깨가 들썩여지는 Ob-la-di ob-la-da, 제목만 들어도 리듬이 들려온다면 그 노래가 맞다. 아마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그 해변가에 울려 퍼지는 노래다. 경쾌한 드럼소리에 기타변주와 떼창이 이어지는 Birthday도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임은 분명하다.

음악이나 영화, 음식같은 분야는 접하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고 상대적인 분야이긴 하다. 하지만 이렇듯 비틀즈같이 그 전체 흐름에 큰 영향을 준 기념비적인 존재는 한번쯤 돌아봐도 괜찮을 것이다. 앨범을 다 사놓고도 아직 익숙하지 않은 노래들이 보인다. 아마 환갑이 넘어서도 종종 즐겨 들을 것 같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던 레너드 번스타인은 비틀즈의 음악은 왠만한 클래식보다 더 뛰어나다고 평했다. 그 때문은 아니더라도, 아마도 비틀즈의 음악은 수백년이 흘러도 우리 인류가 즐길만한, 그런 음악이 아닌가 싶다. 아울러 리버풀 항구에서 시작한 불처럼 타올랐던 그들의 인생을 보면, 그 인기의 덧없음도 좀 느껴진다. 분명 인류 음악사에는 큰 획을 그은 훌륭한 분들이긴 하지만, 개인적 인생사를 보면 그닥 부럽지는 않다는 ^^ 그저 이 훌륭한 음악들을 언제든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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