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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탄만두 Sep 28. 2022

가드 올리는 법

  복싱장에 다녀온 다음날. 예상대로 능지처참 타입의 근육통이 찾아왔다. 특히 허벅지랑 엉덩이가 누군가에게 세차게 걷어 차인 것 마냥 아팠다. 하체 근육이 뿌서진 것 같아 아프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근육통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근육이 생길 테니까. (물론 그렇게 쉽게 생기지 않는다)


주말을 지나 두 번째 방문. 여전히 줄넘기는 30초를 못 넘겼다. 3분을 쉬지 않고 하는 날이 오긴 올까. 줄넘기 3세트를 마치면 땀으로 샤워한 상태다. 이어 5가지 근력 운동을 마치자 관장님이 손목 보호대 같이 생긴 장갑을 주셨다. 뚫린 구멍에 엄지손가락을 넣는 것은 익숙한 모양인데, 긴 끈이 달려있어서 손목에 돌돌 말아야 했다. 끈은 찍찍이(벨크로)로 마무리.


관장님은 나에게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 물었다. 오른손이요! 그러면 왼발을 1시 방향으로 두면 된다고 했다. 오른발은 뒤꿈치를 들고 항상 달려 나가듯이 들고 있으면 된다고. 항상 달려 나간다는 표현이 멋지다 생각했다.  


다음 동작은 어깨에 힘을 빼고 등을 살짝 마는 건데 이 동작이 참 안됐다. 아니 뭐지 나 척추측만도 살짝 있지 않나? 왜 자꾸 등이 펴지고 난리!


, 주먹 쥐는 법과 가드 올리는 법도 배웠다. 상대방에게 펀치를 날릴 때에는 따봉 하는 것처럼 주먹을 쥐어서는  된다. 항상 엄지로 네 개의 손가락을 말아 쥐고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 오른손은 턱과 볼 옆에 항상 고정한다. 관장님은 때려죽여도 절대로 오른손은 얼굴에서 떼면  된다고 했다. 부연 설명 없이도 턱과 치아를 보호하기 위함임을 알았다.


가드를 올린 채로 지난 시간에 배운 복싱의 기본 스텝을 하며 뛰어 봤다. 이야 뭐야 거울 속 내 모습 약간 폼난다. 이 장갑 때문인가. 그리고 왼 주먹을 들어 관장님의 손바닥을 빠르게 쳤다. 그게 바로 잽이었다.


관장님의 쨉! 쨉! 하는 소리에 맞춰 주먹을 날리니(?) 재미있었다. 아까 안 되던 어깨 힘 빼고 등말기가 자연스럽게 됐다. 관장님이 귓속말로 '오 소질 있어요' 하는데 초보 회원의 사기 증진을 위한 것 같았으나 무척 신이 났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잽 연습을 계속했다. 모든 운동을 마치고 스텝퍼를 타며 시계를 봤더니 2시간이 지나있었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운동이야.


애플 워치는 내가 2시간 4분 동안 1,054칼로리를 소모했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엥?? 이럴 수가 있다고? 천 칼로리를 태웠다고????? 복싱은 진짜 뭘까....집에와서 남편에게 잽 퍼포먼스를 선보이자 남편이 짹짹하는 참새냐고 놀렸지만 복싱은 확실히 재미있다.




쨉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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