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받은 한 통의 문자.
같은 부서 직원의 상을 알리는 부고 메세지였다.
나는 영화관이었고
다행히도 영화는 시작 전이어서
내가 아는 그 이름이 맞는지 오랫동안 문자를 봤다.
우리 회사만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외조부모상은 조의금도 화환도
지원되지 않는다.
내가 이전에 다녔던
두 곳의 회사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동안 내 생일이 몇 번이나 지났고
회사도 달라졌지만
이것만큼은
아직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 사실을 곱씹을수록 황당하고 열 받는 이유는
친조부모상은 예외라는 것.
상조 휴가도, 조의금도, 화환도 지원이 된단다.
대체 왜?
한발 더 나아가서 문제는
직원들도 그 분위기를 수용하고
조의금 낼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고?
내가 받을 수 없으니까 안 낸다는 거지.
내가 이 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
감히 타인의 죽음을
계산하게 하고
애도의 마음을 표하고자 하는 사람들까지도
눈치 보게 한다는 점이다.
- ㅁㅁ씨 조의금 하게요?
- 외조부모상은 우리는 아무도 안 내
- 회사에서도 지원 안 해줘
- 아무도 안 하던데...
물론
어떤 때에는 주머니가 가벼워져서
부의금을 못 낼 수도 있고
슬픔을 애도할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닐 수도 있다.
그건 분명한 개인의 자유다.
내가 싫었던 건
외할머니라서 안 낸다는 태도였다.
그 사람은 그 정도로 챙겨주고 싶지 않아서 안 한다.
그게 더 멋있고 솔직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