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다.
누우면 바로 잘 수 있을 정도로 피곤한데
이 감정을 들고 집으로 가면 안 될것 같은 날.
그런 퇴근길에
얼마 전 이직한 선배를 만났다.
5월 어느 날,
서촌에서 만난 두마리의 공룡은 포효했다.
우리가 찾은 카페는
최근 인기 있던 모 드라마에 나온 장소라는데
낮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고,
때문에 한가로이 독서를 하시던 분들께 죄송했다.
양심껏 테라스로 나갔다.
일광욕을 해서 좋은 것인지
회사욕을 해서 좋은 건진 모르겠지만
간만에 욕을 하니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3시간 즈음 1초도 쉬지 않고 말을 했다.
당연히 둘 다 화장실 한번 안 갔다.
우리 팀에서 일정 근무 기간이 지나면
방광이 두 개가 생기기 때문이다.
(지난 매거진 참조)
급격하게 체력이 소진되어 장소를 옮겼다.
장소를 옮겨
2차에서도 격노는 계속되었다.
아쉬웠지만
다음날 새벽 출근을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나 계산을 하려는데
가게 사장님이 상당히
예의 있고 정중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그동안 우리의 감정 상태를
분노, 격노, 스트레스,
정신병, 분노장애 등으로 수식하곤 했었는데
세상에.
울분이라니.
울분이라는 단어가 무척 마음에 들어 한참 웃었다.
그날의 감정에
딱 알맞은 표현이었다.
진짜 오죽했으면 처음 간 가게 사장님이
우리의 울분을 느꼈단 말인가......
나는야
울분이 많은 직장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