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다란고양이 Jun 10. 2024

처음 고양이를 기르는 것에 대하여

시작, 그리고 결정.

어릴 때부터 늘 동물과 함께 했던 우리 집이었다.

물고기는 기본이요.

햄스터와 새, 이구아나 그리고 강아지까지.

웬만한 동물을 길렀던 경험 탓에 동물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

생각해 보면 작은 빌라에서 용케도 많은 동물을 길렀다.


그래서 그랬을까??

초등학교 시절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

남들은 잠자리와 메뚜기를 채집통에 넣을 때

나는 남들과는 다른,

누구보다 튀는 행동을 했다.

엄마의 뒷목을 잡는 행동이었다.

산에서 거미를 채집통에 수십 마리를 잡아 온 것이다.

채집통 문이 열린 지도 몰랐는데

집안에 거미가 돌아다녀 엄마를 기겁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중학생이 되면서 강아지만을 기르게 되었는데,

요 작은 생명체가 참 많은 손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료부터 간식,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까지 마냥 쉬운 건 없었다.

그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모두 나의 몫이었다.
배변 훈련도, 산책도, 목욕도 다 내 일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기르던 강아지 치로가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 이후로는 더 이상 동물을 기르지 않게 되었다.

전역을 하게 되니 싸이월드의 시절은 가고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는 팔로우한 사람들의

게시글을 한 번에 보여주는 SNS의 시초였달까?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게 되면서

나도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생명을 들인다는 건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작은 동물의 아픔을 보는 것,

나보다 더 짧은 삶의 존재를 떠나보내는 것,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고심이라는 미명 하,

나의 욕심으로 인해 생후 2개월도 되지 않은 작은 고양이를 데려오게 되었다.

그때는 2013년 8월.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여름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