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녀온 요가원
"여기 가볼래?"
사촌동생에게 온 한 장의 사진.
"응 좋아!"
넓지 않은 공간
비스듬한 지붕
누군가의 눈에는 단점으로 보일 것들을
애써 가리거나 부정하려 하지 않고
'오두막'으로 이름 지어
그에 걸맞게 사랑스럽게 가꾼 곳
그런 사랑스러움과 자연스러움이
곳곳에 묻어 나와 편안한 곳
높은 층계를 올라가며
불편보다는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위트
(위트는 '지혜'의 일상적 발현이라는 말을 믿는다.)
총 2번의 방문
8월 여름의 절정, 희준선생님(@_jun_yoga)의 flow 수업을 들었다.
그 무더위 속, 해와 한층 가까운 옥탑방 구조
해가 머리 꼭대기에 오는 낮 12시
사방의 넓은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
시스템에어컨도 없이
옆 사람과 매트 하나 폭도 안될 만큼 가까운 거리
사람들의 열기와 호흡으로 공기는 빠르게 익어간다.
와일드씽과 후굴 동작의 연속
들이마시고 내시는 호흡이 뜨끈 뜨근하게 느껴질 정도.
이 안에서도 차분히 수업을 이어가는 선생님 등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덥고 힘들다기보다
재미있다, 재미있다 말이 나오는 건
이런 사랑스러운 공간을 만들고 가꾸는 자에 대한 호감과 신뢰.
그리고 이어서 9월에 두 번째 수업을 들었다.
소개해준 친구 말고 다른 친구와 함께 갔는데, 두 번째 방문인데도 골목을 헤매었다.
가까운 동네에 널린 게 요가원인데.. 주차도 안되어서 지하철을 1시간 타고 와
또다시 이 골목을 헤매는 이유는
좋아하는 친구와 이 사랑스러운 공간에서 움직이고 싶다.
하타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사실은 싫어함..)
가을빛을 입은 9월의 일몰과 함께 진행된
가현선생님(@gahyun_jayu)의 하타수업은
하타도 좋을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편안하고 자유로웠다.
어쩜,
이 공간과 이토록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라니!
이 공간을 닮은 움직임이라니..
공간을 중심으로 경험했지만,
사실은 이런 사람들이라서 이런 공간과 움직임이 가능한 것이 아닐까?
대상이 가진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애정과
할 수 있는 것에서 가능한 선(善)을 만드는 지혜로움
이 것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데서 오는 자유로움
사랑스럽고 자연스러운 사람, 공간, 움직임이었다.
올해 봄,
소소함의 테라스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