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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Oct 01. 2023

속독은 사기일까?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

개인적 목표를 위해 읽어야만 하는 책도 있고

호기심 충족을 위해 읽고 싶은 책도 있다.

미리 사 놓은 책만 세워 봐도 

이미 웬만한 사람들 1년 독서량이다.

게다가 리디 셀렉트 같은 구독형 서비스도 사용하다 보니

볼 거리가 너무나도 많다.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재주에 비해 욕심만 많아 답답하고 초조한 요즘이다.




책을 빠르게 읽으면 문제없을 텐데.

속독만 할 줄 안다면 좋을 텐데.

속독.

근데 그게 정말 가능한 건가?


답답한 마음에 유튜브를 찾아봤다.

처음 접한 건 김익환 교수님의 눈 운동 독서법이었다.

'마음속 낭독, 일명 속 읽기를 하지 말 것.'

'눈 운동을 통해 문장을 빠른 속도 읽을 것.'

'단어 중심으로 읽을 것.'

'문단마다 쉬어가며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것.'

'메모하며 읽을 것'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그리고 열심히 연습해 봤다.



처음엔 어려웠다.

읽은 부분을 또 읽고, 

다시 앞으로 왔다 갔다 하기가 일쑤.

하지만 몇 달 정도 연습해 보니 어느새 눈이 적응한 것 같다.

이제는 전과 비교해 제법 빠르게 읽는 게 가능해졌다.

덕분에 독서를 통해 얻는 즐거움의 폭도 꽤나 넓어졌다.

교수님이 말하는 한 줄에 1초 ~ 2초까진 안되더라도

나름대로 빠른 속도로 읽고 있다.


그런데 그 정도 속도로도 아쉬움이 따른다.

만족이 안 되는 것 같다.

더 이상은 욕심이란 걸 알지만, 

더 빨리 읽고 싶었다.

속독은 진~짜 책을 빨리 읽는다던데...




그러던 가운데 퀀텀 독서법이란 걸 알게 됐다.

생소한 말이라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독서법 이론이겠거니 했다.

알고 보니 김병완 작가님이 개발한 독특한 속독법 책이었다.

이번에도 유튜브에 검색해 보는 것으로 시작!

김병완TV_책쓰기독서법학교라는 채널의 영상이 대부분이었다.

일반인 리뷰는 상위 노출되지 않았다.


기본 원리를 담은 이론 설명을 들어봤다.

눈으로 본 글자를 낭독(속 읽기) 하는 과정을 건너 뛰고

뇌로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해 중요한 내용을 빠르게 습득하는 게 요점인 것 같다.


내용 자체는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그걸 홍보하는 영상을 보자 신뢰도에 금이 갔다.

책을 스르륵 넘기듯이 보면서 다 읽었다고 한다.

아니 그게 정말 가능한 건가? 진짜로?

아래 영상을 보고 각자 판단해 보자.


https://youtu.be/uAR8hpJEMZQ?feature=shared

퀀텀독서법..... 최고 우등생

김병완 작가는 위 인물이 무척 뛰어난 '특별한 예'라고 한다.

역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퀀텀 독서법을 익힌다고 누구나 저 정도까지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그렇지 저건 너무 빠르지 않나?

내가 생각한 속도는 저 정도는 아니었다.

저분은 대체 얼마나 책을 많이 봤길래 저게 가능한 걸까.

저렇게 빨리 읽으면 정보 습득 면에서 수월하긴 하겠다.

멋진 능력인 건 분명하다.




보통 책을 많이 읽으면 책 읽는 속도가 자연스럽게 빨라진다.

기초가 되는 책을 많이 읽을수록, 비슷한 분야의 책을 빨리 읽기 마련이다.

중복되는 사례나 인용, 개인적 감상이나 경험 등 

비교적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도려내며 읽으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책을 보는 게 가능하다.


실제로 나도 역행자를 읽을 때,

점심시간에 서점에서 서서 한 권을 다 읽고 왔었다.

물론 빨리 읽느라 놓친 부분이 꽤 많았다는 걸

나중에 다시 읽으며 깨달았다.


속독은 매력적인 기술이다.

문학 서적처럼 글의 맛을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면

속독은 분명 도움이 되는 기술 같다.

특히 책을 고를 때 빛을 발휘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김익환 교수님의 독서법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걸 응용해 나만의 독서 루틴을 만들기도 했다.

나는 책 한 권을 2~3번 정도 읽는다.

처음엔 훑듯이 빠르게, 각 장의 제목과 단락 앞 뒷부분만 읽는다.

두 번째 읽을 땐 문단 중심으로 읽으며 밑줄을 친다.

중요도에 따라 색깔별로 밑줄을 치고 중간중간 메모도 남긴다.

끝으로 책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밑줄과 메모를 옮겨 기록하며 한 번 더 읽는다.

이걸 2회독이라고 해야 할지 3회독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몇 번 읽는지 횟수가 그리 중요하진 않다.

나는 그저 조금만 더 빠르게 읽고 싶었을 뿐이다.


퀀텀 독서법, 분명 흥미로운 속독법이다.

하지만 각자 맞는 스타일이 있는 것 같다.

추후 필요한 일이 생기면 기억해 뒀다 익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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