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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Nov 18. 2023

방어기제로 무장한 사람에 대하여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별거 아닌 일로 버럭 소리를 지르거나,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언가를 부수거나 던지는 사람을 보게 된다.

(놀랍게도 아직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


그들은 어떤 심리로 그러는 걸까? 

그런 행동과 관련된 작은 심리 법칙 몇 가지만 이해한다면 

직장 생활에서 오는 대부분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버럭 하는 사람이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거나 심각하게 왜곡하는 사람들은

심리학 용어로 '방어기제'가 심한 사람들이다.


방어기제는 간단히 말하자면 

몸이 무의식적으로 불안과 위협을 피하는 방식이다.

몸과 정신을 분리해서 볼 필요는 없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몸이고 의식을 조절하는 것도 몸이다.




현대인의 불안과 위협은 대부분 스트레스다.

현대인이 원시인처럼 호랑이나 멧돼지, 독사 같은 

맹수를 피해 달아날 일은 없다.

대부분 일상생활의 일부인 직업과 학업에서 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근데 좀 어이없는 사실은 

몸이 받는 피로도 기준으로만 보면

직장/학업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보다

호랑이나 독사를 만나는 일이 더 낫다는 거다.


왜냐하면 맹수를 만나는 위협은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위협은 그 상황에서 벗어나면 자동으로 없어지기 마련이다.




반면 현대의 스트레스는 지속시간이 다르다.

현대인들은 하루 종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은 직급의 사람이 이유 없이 모니터 주위를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우리 뇌의 편도체(투쟁 도피를 담당하는 뇌 부위)는 날이 선다.


고객의 클레임을 듣는 일도 마찬가지다.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 하나하나가 마치 호랑이거나 독사를 만나는 것과 같다.


공부해라 1등 해라 압박하는 엄마의 잔소리도 그렇다.

현대인들의 편도체는 아이며 어른이고 할 것 없이 좀처럼 쉴 틈이 없다.



인간의 몸 입장에서 볼 땐 

하루 종일 호랑이나 독사 소굴에서 지내는 느낌일 거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 과도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면 

얼마 못가 정신 병에 거릴 거다.

그래서 몸은 방어 기제라는 심리 전술을 펼친다.

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의식적을 조절해 자신을 속이는 거라고 볼 수 있다.



방어기제 종류는 무척 다양하다.

'억압', '투사', '보상', '합리화', '부정', '승화' 등 

익숙한 말도 있고 다소 어려워 보이는 말도 있다.

전부 다 알 필요는 없다.


요점은 방어기제가 '자신을 보호하려' 펼치는 심리 전술이라는 거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거라는 게 핵심이다.



그래서 때때로 방어기제를 과도하게 펼치는 사람은 주위 사람을 짜증 나게 만든다.

우리가 짜증 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방어기제를 가진 사람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이 방어기제를 펼친다.


스트레스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다.

제 몸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방어기제가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그걸 잘 모른다.




그래서 짜증이나 화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수님 부처님도 아니고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달리 방도가 없다.

우리는 그들을 바꿀 수 없다.

그들은 그게 잘못된 것이라 말해도 듣지 않는다.

스스로 마음가짐을 바꾸는 게 최선이다.




"방어기제가 심한 사람들은 딱한 사람이다"라고

"그들은 마음이 아픈 사람이다"라고 생각하자.

이해하고 동정해 주는 거다.


용서나 연민, 자애로움까지도 필요 없다.

그냥 가엾게 느끼는 동정만으로도 

우리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 저 사람 아프구나..."

이 한마디면 된다.

그것이 여러분을 스트레스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다.


오늘부터 주위에서 개소리가 들릴 때마다 속으로 외쳐보자.

"아 저 사람 아프지..."

"아 저분은 오늘 유독 더 아프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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