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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Dec 20. 2023

모르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기


행복은 별거 아니다.

약간의 기분 좋음, 벅찬 느낌 그게 전부다.


행복을 느끼는 가장 쉬운 길은

모르는 사람에게 그날의 행운과 행복을 빌어주는 일이라는 걸 배웠다.


아침 출근길에 지나치는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보며 

그 사람의 하루가 잘 풀리기를 기도해 주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의 하루가 행복해진다.

그 사람의 하루가 행복해질 리는 없지만

신기하게도 나의 하루가 행복해진다.



방법도 간단하다. 

그냥 스쳐가는 얼굴을 한 번 보고 

그 사람이 오늘 겪을 일들을 상상해 보는 거다.

그리고 그 사람의 오늘 하루가 잘 풀리기를 상상한다.

길어봐야 1분.

그게 전부다.


그렇게 많으면 10명, 여유가 없으면 5명 정도만 시도해 보자.

매우 짧은 시간을 투자해 엄청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거다.




다른 사람을 관찰한다는 건 

현재에 존재하는 내가 

지금 이 시간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이자

지금 이 시간을 살고 있다는 걸 인식한다는 의미한다.


그러므로 그 관찰하는 시간으로 인해

내 인생이 또렷해지는 것이고, 

또 나의 존재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행위로 인해 

세상을 조금 더 또렷하게 인식하게 된다는 걸 느낀다.

내가 느낀 재밌는 점은 이렇다.


    사람들은 의외로 많이들 찡그리고 다닌다.  

    사람들은 꽤나 무표정으로 다닌다.  

    사람들은 주로 이어폰을 끼고 다니거나 핸드폰을 보며 다닌다.  

    일부 사람들은 목적 없는 눈동자를 띄거나, 목표 없는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을 갖고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왠지 파이팅을 불어 넣어주고 싶어진다.

굳이 그 사람의 오늘 하루를 생각해 보지 않아도 

지금 당장 기운을 불어넣어 줄 방법이 떠오르기도 한다.



가끔 드물게 표정이 밝은 사람도 만나게 된다.

그런 사람은 대개 외국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있는 곳은 종로와 을지로 사이이기 때문.

여행 온 사람의 표정이 밝은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자.

우리가 여행을 갔을 때도 그랬는지.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하고 

밝고 신나는 표정으로 하루를 시작했는지를 말이다.


우리는 너무 지쳐있고 피곤하다.

그래서 아침을 즐기는 법을 잊은 것 같다.



9시가 가까워지자 사람들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출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늘 정시에 맞춰 다니는 사람은 바쁘다.

이때 바쁨은 좋은 의미가 아니다.

쫓겨 산다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지는 것이다.

즉, 현재를 인식하지 못한 채 여유 없이 사는 것이다.

그것이 아침을 즐기지 못하게 만든다.


반면, 여유로운 사람들은 일찍 다닌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높은 확률로 그렇다.

그리고 그들은 높은 확률로 밝은 얼굴을 지니고 있다.




아침에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거기에 <그들의 행운과 행복을 바라는 것>을 보탠다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모르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일>에 대해 처음 알게 된 순간,

그땐 나도 살짝 의아했었다.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전혀 아무런 효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효과가 있다. 

그것도 엄청나게!

하루의 시작이 달라지니 하루 종일 행복감으로 물드는 느낌이다.




다른 사람의 행운을 빌어주는 행동을 할 때 중요한 포인트는

"모르는 사람"의 행운을 빌어줘야 된다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을 떠올려서 행운을 비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높지 않다.

행복감이 덜하다.

내 생각엔 뇌의 자동 시스템(시스템 1, 「생각에 관한 생각」 참고)이 작동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미 내가 그 사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상상력이 제한되는 느낌이다.



반면에 모르는 사람에 대해 생각할 때는 상상력이 풍부해진다.

자동 시스템이 아니라 숙고 시스템(「넛지」 참고)이 작동하는 느낌이다.


그것으로 인해 <현존하는 삶> + <생각하는 삶>이 되는 것 같다.

그게 행복감을 만드는 원동력 아닐까 싶다.




오늘의 주제는 다소 믿기 어려울 수 있다.

물론 단지 나만의 경험일 수도 있다.

뚜렷한 근거가 없다보니 나도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효과를 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도 나처럼 이 행동을 주변에 적극 추천한다.

분명 모두에게는 아닐지라도 누군가에게는 큰 효과가 있는 게 아닐까?


호기심이 생긴다면 도전해 보길 추천한다.

인생이 무료하고 기분 전환될 방법을 모르겠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별로 손해 볼 일도 아니지 않는가!

나쁜 일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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