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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Feb 11. 2024

다음 직업을 미리 생각할 것


 지금 직장에 만족하며 다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만족하고 있다면 그들의 만족은 얼마나 갈까. 만약 불만족인 상태라면 그들은 언제쯤 이직을 결심할까. 한편, 지금의 직장의 생명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우리가 죽기 전까진 절대 망하지 않을까? 당장 내일 망한다면 어떻게 할까.



 미래는 언제나 예측 불가능하다. 누구도 미리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 물론 미리 준비해둔다고 해서 모든 게 뜻대로 될 리 없겠지만, 준비한 사람과 준비하지 않은 사람은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그 위기를 대하는 태도가 분명히 다르다.





 우리는 다음 직업을 미리 생각해두어야 한다. 지금 말하는 다음 직업이란 다음 직장이 아니다. 지금 밥 벌어먹고 있는 그 직업의 다음 장을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직업에 어느 정도 능숙해져있는 상태라면 최적의 시기이다. 더 늦기 전에 하루빨리 다음 스텝을 대비해둬야 한다.


 

 가장 훌륭한 시나리오는 지금 경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다음 장으로 점프하는 거다. 그러나 훌륭한 만큼 난이도가 높다. 직업을 바꾸는 대부분의 사람이 현재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완전히 다른 직업을 다음 스텝으로 만들어도 괜찮기 때문이다.

 

 



 나는 30살이 되던 해에 경력을 전환했다. 29세까지는 영업이나 기획 일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웹 프로그래밍이다. 아마 그 누구도 내가 이렇게 되리라 예측하지 못했을 거다. 심지어 나조차도 놀랐으니까.



 경력을 전환하던 시기에는 정말 고민이 많았다. '전공자도 아닌 내가', '문과생인 내가', '30살이 되어버린 내가' - 과연 가능할까?라는 나의 한계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질문으로 괴로웠다. 하지만 괴로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고민할 시간에 몸을 먼저 움직이는 타입이다. 일단 학원에 등록했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하다 보니 어느새 가능성의 문에 도달했다.


 

 코딩을 시작한 지도 어느새 8년이 넘었다. 이 글이 발행되는 날을 기준으로 하루만 지나면 9년 차가 된다. 연차가 실력을 대신할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나는 이제 어느 정도 일을 잘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자부한다. 그만큼 치열하게 공부하며 일했다. 그런 지금 나는 다시 한번 다음 경력을 준비한다.



 그것은 코딩의 미래가 어두워서도 아니고, 더 이상 잘할 자신이 없어서도 아니다. 그저 나 자신을, 나의 정체성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한 분야에서 끝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 장인 정신이 세상을 바꾸니까. 그러나 인정해야만 한다. 세상의 절대다수는 장인이 아니라는 점을 말이다. 나 또한 코딩의 장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머리와 마음으로 인정하고 있다.





 다음 경력을 준비하는 것은 이모작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몸은 하나지만 직업이 두 개인 상태가 된다. 그럼으로써 지속적으로 다른 사고를 하 수 있게 만든다. 한 가지에 매몰되거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만든다. 장인이 아닌 우리는 한 가지 일에 고이기 쉽다. 고인다는 말은 발전하길 멈춘다는 말과 같다. 어느 정도 능숙하다 싶으면 더 이상 나아가지 않으려는 현상이다.



 그럴 때 다음 직업을 개발함으로써 마음에 다시 불씨를 지필 수 있게 된다. 이미 한 가지 직업에 능숙해진 상태기 때문에 시간 여유도 있을 거다. 그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다음 직업을 탐구하는 거다. 취미처럼 시작하면 된다. 부담 가질 필요 없다. 다른 분야에 견문을 미리 넓혀둔다는 마음으로 조금씩 시작하자.





 인생은 언제나 예상을 벗어난다. 만약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사라진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불필요한 걱정을 안고 사는 건 에너지 낭비겠지만, 현재 밥줄이 되고 있는 것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절대 낭비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권장할 만한 일이다.



 '당장 내일부터 출근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있을까' 그것을 대비하는 것이다. 다음 직업을 미리 부업으로 삼아 능력을 키워보자. 이왕이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 관심 있어 하는 일, 꿈꾸던 일을 부업으로 삼자. 그럼 더 빠르게 높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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