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연속 야근과 주말 출근을 했다. 집에선 거의 잠만 자고 씻을 뿐, 모든 시간을 회사와 일에 사용했다. 사람을 한계까지 몰고 가는 '크런치 모드'가 끝난 어느 주말 아침. 커피를 내리고 쓰레기통을 비우고 있자니 문득 새삼스러운 기분이 든다. 마치 긴 휴가를 다녀와 집을 정리하는 것처럼. 약간은 새롭고, 약간은 설레는 그런, 오묘한 기분이 든다.
같은 일상을 보냈는데도 마치 휴가를 다녀온 기분이 든다는 사실에 작은 충격을 받았다.(휴가라고 썼지만 출장이라는 말도 사용할 수 있다) 일에 휩쓸려 살다가 문득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일상도 여행이 될 수 있구나...' 무슨 차이가 이런 느낌을 만든 걸까.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여행'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보면, 맛있는 걸 먹고 즐기거나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는 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내게 여행은 그것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새로움을 느끼는 시간이다. 새로운 곳, 새로운 문화, 새로운 음식, 사람, 언어, 온도 등을 느끼고 배우는 모든 시간이 여행이다. 나는 여태까지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마친 뒤, 그 인식의 변화를 느꼈다. 새로운 곳에 가지 않아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미 이용하던 것, 살아오던 자리에서도 생소함과 새삼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알아차림의 비밀은 마음가짐에 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오롯이 마음가짐의 몫이었다. 같은 사물을 바라봐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달리 보인다.
좋은 기분으로 바라보면 아름다워 보이고, 나쁜 기분으로 바라보면 미워 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며 그걸 몸소 경험으로 체득했다.
사람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참 재밌다. 공략할 맛이 난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 스스로가 진심으로 그렇게 되길 원할 때' 또는 '자의 건 타의 건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 놓일 때' 비로소 방향을 바꾼다.
마음이 변화는 곧 세상의 변화를 뜻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시야가 달라짐을 말한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사는가는, 우리가 어떤 마음을 먹는가에서 비롯된다.
마인드를 변화 시키면 반드시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
우리가 현재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번쩍이는 눈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생기 넘치는 마음인가? 아니면 지루하고 고단함에 지쳐 말라비틀어지는 사막의 먼지넝쿨 같은 마음인가.
결정해야 한다. 어떻게 살지를 말이다. 그것은 우리가 직접 결정해야만 하는 것이고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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