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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May 05. 2024

대화에 감칠맛을 더하는 소통의 기술

600일의 도전


 우리 주위에는 이런 사람이 한 명쯤은 꼭 있다. 함께 대화를 나누면 괜히 기분 좋아지고, 뭔가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반대인 사람이 있다. 욕을 한 것도 아닌데, 대화를 하고 나면 뭔가 입맛이 씁쓸해지게 만드는 사람 말이다.



 분명 같은 주제로 대화하는데, 어떤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괜히 기분이 좋고, 어떤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쁘다. 사람에 따라 대화에서 발생하는 감정이 다른 이유가 있을까? 대화를 나누는 상대의 기분에 영향을 받는 것일까, 소통하는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걸까.




 함께 이야기 나누는 사람의 기분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는 여러 가지다. 그 많은 요소 가운데 오늘은 '미리 단정 짓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본다. '미리 단정 짓는 태도'란 이런 거다. 누군가의 성격이나 기분, 말투, 지식수준 등을 자신의 고정관념으로 담아 둔 채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OO님은 원래 성격이 급하니까...'

'OO님은 워낙 예민한 분이니까...'

'보통 OO님은 그런 상황에 OO하게 대처하시지만...'


 위와 같은 말이 대표적인 '미리 단정 짓는 태도'다. 이런 경우 화자가 이미 편향된 견해를 갖고 대화를 시작하기 때문에 말에 그 생각이 묻어 나오기 마련이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듣는 이의 기분만 나빠질 뿐 원하는 대답을 듣기 어렵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미 답이 정해진 기분이 들기 때문에, 새로운 의견을 내기 부담스럽다. 위와 같은 말이 나온 상황에서 다른 의견을 내면 그건 말하는 사람의 반대편에 서겠다는 뜻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그럴 땐 담백하게 자신의 생각만 이야기하는 게 좋다. 사건의 본질과 자신이 생각한 최고의 대응법을 이야기하면 된다. 예를 들어 '급하게 처리하는 바람에 일에 혼선을 발생시킨 담당자'가 있다고 해보자. 그럴 땐 'OO은 성격이 급하신 편이시라...'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 일은 그렇게 급하게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건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게 좋다. 둘 다 잘못을 지적하는 말이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두 번째 말을 들었을 때 대답할 선택지가 늘어난다.





 단정 짓고 말하는 태도는 상급자가 하급자를 지도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에도 불편한 상황을 만든다. A와 B가 C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가정해 보자. 'C는 원래 OO 한 성격이라.. 그렇게 행동하는 편이지...'라고 말하는 것보다 'C가 그렇게 행동한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묻는 편이 보다 대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단정 지어 말하기의 반대인 열어놓고 말하는 스타일이다. 단정 지어 말하기를 하면 뒷담화로 이어지기 쉽다. 반면 열어놓고 말하기를 하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담을 수 있게 된다.



 상대방이 자기와 대화하는 걸 피하는 게 느껴진다면, 자신이 혹시 단정 지어 말하는 버릇이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게 좋다. '답정너'와 대화하는 것만큼 힘든 일이 어디 있겠나. 물론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나도 단정 짓는 습관이 안 좋다는 걸 알지만, 대화에 종종 섞여 나오는 걸 발견한다. 그래서 늘 대화를 하고 난 다음 내가 무슨 말을 꺼냈는지 복기하곤 한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 그게 대화에 MSG를 더하는 최고의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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