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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May 04. 2024

선한 영향력은 정말 헛소리일까?

600일의 도전


 내가 자주 들여다보고 영향을 받는 사람이 있다. 일명 자수성가한 청년이라고 스스로를 칭하는 기업가이다. 최근 몇 년간 '독서법'이나 '생각법', '기업가정신', '마케팅' 등 그에게서 얻은 것들이 많다. 현재 나에게 가장 큰 선한 영향력을 까치는 사람이다.



 그런데 정작 그는 선한 영향력을 개소리라고 말한다. 그건 마치 불가능한 영역이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사람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유능한 마케터이고 여러 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성공한 기업가다. 그가 재창출한 인생이 한두 명이 아닐 테다. 그런데도 그 사람은 선한 영향력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지 깊게 생각해 볼 만한 일이라 판단했다.





 아마 그가 생각하는 선한 영향력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를지도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는 선한 영향력은 '한 사람의 많은 부분(좋고 나쁜 모든 것)에서 좋은 면을 발견해 각자의 삶에 적용하는 일'이다. 그런데 그가 생각하는 선한 영향력은 '좋은 사람으로 모범을 보여 주위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일' 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은 선한 영향력이라기보단 '선인, 참 스승이 되는 길'라고 생각한다. 그런 길은 나도 그리 추구하지 않는다. 나는 내 내면에 좋은 면과 나쁜 면이 동시에 균형을 유지하며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가 선한 영향력을 추구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겠다'라는 일종의 '입조심'이 아닌가 싶다. 그의 최근 발언들을 보면, 최근 자신의 주위로 소란스러웠던 일을 반박하면서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다'라는 태도를 자주 취했다. 그런 태도를 볼 때, 그는 늘 이후에 불어올 위기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더욱 선한 영향력에 대한 부정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당신은 선한 영향력을 펼친다고 해 놓고 이건 그렇지 않은데요?'라는 공격을 당하기 싫어서 말이다.



 그 '자수성가한 사업가'는 늘 이런 이야기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만들어낸 콘텐츠를 통해 책을 많이 읽게 되고 글도 많이 쓰셔서 함께 똑똑해졌으면 좋겠다'라고. 그는 부정하지만, 그게 바로 선한 영향력이다. 그는 자기 입으로 선한 영향력이라는 단어만 쓰지 않았지, 사실은 선한 영향력을 추구하고 있다. 그 말이 자기 사업을 위해 마케팅적으로 꾸며낸 말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우러나온 말인지는 스스로의 양심에 달린 문제다. 하지만 나는 그의 내면에 진정 이타적인 근사한 태도가 존재하리라 믿는다.



 한편 앞서 이야기한 가정(입조심)이 맞다고 생각해 보면, 그게 너무 지나친 걱정은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그가 하는 행동은 빠져나갈 구멍을 미리 만들어 놓는 일이다. 좋게 말하면 후퇴 전략을 미리 염두에 두는 일이다. 그러나 나쁘게 말하면 지레 겁먹고 자신의 한계를 정해놓는 행위다.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 짓는 일이다. 사소한 말에도 자신의 사업이 엎어질 수 있다는 염려가 스스로 더 큰일을 추구할 수 없게 만들진 않을까 괜한 우려심이 든다. 덕분에 생각해 볼 거리가 하나 생겼다. '나라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나는 당당하게 선한 영향력을 추구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선한 영향력을 목표로 한다. 당당히 선언할 수 있다. 내가 추구하는 선한 영향력은 '나의 성공하는 과정을 보며 사람들이 무언가 자신들만의 희망과 힘(철학과 정의)을 갖길 바라는 일'이다. 나로 인해 주변 사람들 모두가 긍정왕이 되고 행동왕이 되는 걸 기대하진 않는다. 그것들은 저마다 걸맞은 동기가 있어야 발휘되는 일이다. 내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다만 나는 내가 부를 쌓는 과정을 공유하면서, 그로 인해 다른 사람도 각자 저마다의 '가능성'을 발견해 주길 바란다. 그 가능성이 그들의 동기를 자극해 주길 바란다. 나아가 '진정한 부가 무엇인지', '세상을 살며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길 원한다.



 선한 영향력에 너무 많은 의미를 담으면 행동이 움추려든다. 각자 자신만의 정의를 갖고 실행에 옮기면 그만이다. 우리는 스스로 자기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일은 정말 못하게 된다. 그건 그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추천한 많은 책들에서도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사실이다. 우리의 심리와 사고 시스템은 그렇게 작동하도록 진화했다. 사람의 눈은 늘 자신이 머릿속에 염두에 둔 것들을 먼저 보고, 그것들에 마음이 가까워지는 심리를 갖고 있다. (내가 한정판 나이키 신발을 사면, 길거리에 그 신발을 신은 사람들만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무언가 행동하기 앞서, 자신이 지킬 수 없는 일이라고 미리 단정 짓는 자세보다, 자신이 해낼 수 있다고 과감히 선언하고 이뤄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목표는 엄청나게 거대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가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따라서 '나 같은 개인이 어떻게 세상에 영향력을 끼친단 말인가'라며 지레 겁먹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그러면 그 거대함에 압도당해 앞으로 나아갈 힘이 사라진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할 수 없어진다. 안되는 이유, 못할 변명만 떠오르게 된다.



 우선 한 걸음씩,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해 해보는 게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는 보잘것없는 일도 우리가 큰일이라고 여긴다면 큰일인 것이다. 파도가 바위를 깎아내듯, 사소한 일들이 모여 큰일을 만든다. 작은 시도부터 하나씩 해내다 보면 결국 우리는 목표했던 바를 이뤄내게 된다.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연의 섭리라고 볼 수 있다. 막연한 기대나 끌어당김 같은 유사과학이 아니다. 행동력이 결과를 부른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행동력이 만드는 위대한 힘 믿고 나아간다. 선한 영향력을 만드는 목표. 나는 그 뜻을 접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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