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제이 May 17. 2024

어제와 다른 생각에, 굳이 변명할 필요 없다

600일의 도전


 글을 쓰고 그것을 엮어 책으로 만들고 있다. 불과 1년 전에 쓴 글임에도 지금의 내 글과는 결이 많이 달라 깜짝 놀라곤 한다. 어떤 글을 보면 당시의 짧은 생각과 좁은 시야에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많다. 그 정도가 심한 경우, 이대로 책에 실어도 될까 싶은 고민이 들기도 한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비교적 단순하다. ‘이전 글이 후회된다면 새로운 글을 근사하게 쓰면 된다’라고 다짐했다. 굳이 과거에 쓴 글을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고 과거는 돌이켜 수정한다고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 시간을 목격한 누군가의 머릿속까지 들어가 수정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이미 흘러간 시간은 과거이자 역사가 됐다. 그런 것들에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 했던 말을 번복하거나,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을 하게 되는 나를 목격한다. 그만큼 내 생각이 깊어지고 시야가 넓어졌다는 뜻이지만, 글을 읽는 독자들이 느낄 당혹스러움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제는 A를 주정하던 사람이 오늘은 A를 반박하고 B를 주장하는 걸 보며 우유부단하다고 느끼실 테다. 



 그렇다고 과거에 했던 지금과 다른 논리를 모두 끄집어내 하나하나 수정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중요한 건 지금인데. 혼란을 야기한 점은 사과드리면 된다. 논리의 방향을 비튼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하나의 글이 되리라. 게다가 그런 혼란마저도 나의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과거에 머물고 싶지 않다. 앞으로 일어날 일, 새로운 일, 나의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걸음 묵묵히 나아가고자 한다. 미래를 향하고 또 그 일에 집중하는 행동이, 과거의 잘못을 정정하고 뒤덮는 일보다 훨씬 중요하고 값진 일이라 믿는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몸도 그렇고 생각도 그렇다. 99%가 같고 1%가 다르면 그것은 같지 않은 것이다. 그것이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와 다른 생각과 논리를 펼치는 이유에 대한 변명이 되어주길 바란다.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https://blog.naver.com/abovethesurface


작가의 이전글 우리가 자기 자신을 속이며 살고 있다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