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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May 24. 2024

인생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타이밍은?

600일의 도전



 인생에는 여러 가지 타이밍이 있다.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순간도 있고, 난관에 부닥치는 순간도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일의 끝을 맞이하는 순간도 있다. 비단 사업이라는 의미로써 일뿐만 아니라 결혼, 육아, 여행, 학업 등 모든 일과 사건은 작은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진다.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중간 과정에 있는 여러 시련과 도전들. 그 가운데 가장 조심해야 할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 무언가에 실패했을 때? 난관에 부닥쳐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여러 사건들이 겹쳐 어지럽고 복잡할 때? 나는 그런 위기의 순간보다 오히려 반대의 순간을 조심하길 권한다. 바로 ‘무언가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직후’를 조심하라는 것이다.



 왜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직후가 중요한 걸까? 그건 우리가 쉽게 들뜨기 때문이다. 마치 아름답고 푸른 비단길 이 우리 앞에 펼쳐진 것처럼, 모든 걸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인해 자의식이 거대해지기 쉬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업에 실패하는 사람의 많은 이유가 준비단계에서 비롯된다. 과도한 자신감 또는 자만감으로 인해 앞으로 닥칠 위기와 도전을 섣불리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외식업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백종원 대표의 조언이 떠오른다. 그는 자영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로 ‘잘 되는 집만 가서 본다’는 점을 꼽았다. 좋은 점만 벤치마킹한다는 뜻이다. 그 말은 곧 ‘내가 저렇게 하면 잘 되겠다’ 혹은 ‘내가 저기서 무언가를 더 잘하면 훨씬 잘하겠다’라는 긍정적 증거만 수집하는 것과 같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확증편향이라는 현상과 비슷하다.



 백종원 대표는 반대로 ‘망하는 집’에 더 많이 찾아가 볼 것을 권한다. 그러면 놀랍게도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게 된다. 망하는 집도 망하는 집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자기가 생각했던 ‘잘 되는 집만의 노하우’라고 믿던 일을 망하는 집에서도 최선을 다해 시도하고 있는 걸 보게 된다. 그럼으로써 자기 객관화가 시작된다. 무조건 좋은 점, 잘 되는 점만 찾는 관점에서 벗어나 안되는 점, 실패하는 이유를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이 모든 시작의 준비 단계에서 해야할 일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도전하기로 결심한 직후에는 그게 잘 안된다. 자신감이 지나치게 비대해지기 때문이다. 확증편향에 빠져 잘 될 이유, 행복한 증거만 수집하게 된다. 나는 여러분들의 모든 도전을 응원한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도전에 앞서 아주 조금만 신중해질 것을 당부한다. 당찬 포부와 힘 있는 결의가 의욕을 차오르게 하고 실행력을 만들어주긴 하지만, 그만큼 쉽게 끓어오른 것은 쉽게 식어버리기도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우리의 도전이라는 물을 양은 냄비로 끓일지 뚝배기로 끓일지는 바로 그 ‘시작’에 달려 있다.





 새해 다짐이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헬스장 3개월권을 끊어 놓고 두 번만 가 본 경험은 너무나 흔한 일이다. 우리는 늘 계획만큼은 그럴싸하게 한다. 하지만 그걸 유지하는 힘은 처음 계획을 세울 때만 못하다. 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고민해 본 적 있는가? 그 원인은 우리가 다짐을 지키지 못할 상황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잘못된 이유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탓이다.



 앞으로 우리가 무언가를 계획할 때는 딱 두 가지를 먼저 떠올려보길 바란다. 첫째, 내가 만약 그 ‘계획을 포기한 다면 그건 어떤 이유에서일까’를 고민하기. 둘째, ‘같은 도전을 한 다른 사람이 그 계획을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알아보기. 부정적 근거를 수집하는 일은 자칫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겪는 실패에서 오는 의욕 저하에 비할 바 못된다. 그것이 우리가 결심은 가볍게 시간은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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