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제이 May 23. 2024

지나친 여유가 오히려 ‘불안’을 만든다?

600일의 도전


 우리는 편안한 삶을 원한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을 추구한다. 빡빡한 일상에 지쳐 맥이 탁 풀려버리는 순간, 이런 생각을 한다. ‘딱 한 달만, 아니 일주일만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다’ 그런데 막상 쉬는 시간이 생기면 어떤가. 장기 휴가를 내거나, 휴직을 기간을 갖기로 한 뒤, 하루만 지나도 금세 지루해진다. 심심하고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든다. 어쩌면 처음 며칠 동안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유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리는 반드시 그런 느낌을 받게 된다. 지루하고 심심한 끝에 불안하다는 느낌을.



 사람의 마음은 참 어렵다. 자신에게 필요한 건 편안함인 줄 알았는데, 쓸 데 없이 너무 편안하면 오히려 불편한 마음이 든다. 지나치게 여유로울수록 그만큼 불안감도 커진다. 왜 그럴까? 그것은 심리적으로 볼 때 생존과 관련해 나타나는 불안감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자신의 인간관계 또는 자신이 속한 집단 내 위치에 대해 엄청난 신경을 쏟으며 살아간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종의 본능인지라 스스로 부정한다고 피해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유에서 오는 불안감은 사람마다 시기나 정도가 다르다. 생존에 필요한 필수 요소인 의식주를 확보했는가에서부터 잉여 재산을 얼마나 축적해 놓았느냐에 따라 불안이 찾아오는 속도가 차이 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속도 차이일 뿐, 결과적으로 우리는 결국 불안을 느끼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드는 불안감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 같다.





 불안한 마음이 드는 궁극적 원인은 스스로 정체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정체된 자신이 집단 내 중요도에서 밀려나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불안을 만든다. 따라서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이든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집단 내에 알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야 한다. 사람들과 교류하고 상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불안은 해소되기 마련이다.



 참 모순된 일이다. 일을 하면 일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일을 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쌓인다니,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여기 작지만 강력한 솔루션을 하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잘 작동하는 간단한 해결책이다. 이름하여 ‘하루 일과 중 자기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이다. 



 그것은 다른 말로 ‘자신의 성장을 위한 일’을 위한 시간 만들기다. 여기서 자신의 성장을 위한 일이란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고, 무언가를 읽거나, 쓰거나, 보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인사이트를 넓힐 수 있는 대인관계를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의 단단함을 다지기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 꼭 챙겨야 할 일은 ‘그 순간을 인식하려는 노력’이다. 자신의 하루 가운데 일부 시간을 자기 비전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으로 인식해 자각하면 내면에 만족감이 형성된다. 그리고 그 인식이 발전되면 발전될수록 불안감이 들어설 자리가 사라져 없어진다.



 혹시라도 우리가 해낸 일의 가치가 작다고 느끼거나,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해 걱정된다면 나는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가 해낸 일의 가치는 우리가 판단하는 거다. 남들이 어떻게 판단하는가는 전혀 신경 쓸 필요 없다. 심지어 남들은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큰 관심조차 없다. 그들에게 돈이나 이익을 주고 평가를 요청하지 않는 한, 남들은 우리가 만든 가치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안심하고 자신의 발전을 위한 일에 온 열정을 쏟아도 괜찮다.





 만약 현재 자기 시간을 조금도 낼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직업을 갖고 있다면? 그런 상황은 곧 발전이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나는 감히 이직을 추천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보다 수익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여유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는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길 권한다. 직장 생활이 자신의 진짜 삶보다 앞서는 것은 마치 삶의 주객이 전도된 상황과도 같다. 그것이 바로 스트레스와 무력감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물론 직장을 옮길 수 없는 이유가 많을 거다. 그러나 그 이유가 과연 얼마나 불가피한 것인지 스스로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정말로 피할 수 없는 상황인가, 아니면 그 상황은 자신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반면 직장에서 하는 일이 자신의 미래 사업이나 비전과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런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축복과도 같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직업에 몰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미래를 만든다. 직장에서의 업무가 곧 자신의 성장을 위한 일이기도 하므로 스트레스 받을 일이 거의 없게 된다.






 혹시 여러분 가운데 누군가는 ‘나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데?’라는 생각을 갖거나, ‘나는 너무도 무기력해서 무엇 하나 해낼 수 없어’라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그런 사람이 있다면, 앞서 이야기한 ‘새로운 것을 향한 도전’에 너무 무리하게 힘쓰지 않아도 괜찮다. 그런 마음이 들 때는 새로운 도전을 할 생각도 힘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런 상태에 놓였다면 그저 ‘우리가 매일 하고 있는 일들에 주의를 두며, 앞으로 만나게 될 도전을 대비한 내면 근육을 키워놓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하자.



 우리는 매일 우리도 모르게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 하루 일과 가운데 우리의 선택에 의해 성공시킨 일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면 놀라울 것이다. 제때 잠에서 깬다던가, 무사히 출근한다던가, 주어진 업무를 완수한다던가,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한다던가, 동료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던가, 식사를 잘 챙겨 먹는다던가. 그렇게 사소해 보이지만, 우리가 스스로 결정하고 자기 힘으로 완료한 일들에 주의를 기울여보자. 그렇게 쌓인 주의력이 내면을 단단하게 하는 근육으로 변하게 된다. 



 사람은 ‘움직이기 위해 살아있는 것’이라고 본다. 움직여 가치를 창출하는 데 삶의 목적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움직임은 몸의 움직임이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의 움직임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움직여 활동할 때 비로소 가치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행위로 인해 무기력과 불안은 해소된다. 지나친 여유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스스로 계획한 여유와 휴식, 그리고 스스로 인식하는 일과 목표와 비전을 향한 도전하는 마음가짐. 그것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평온해질 수 있다.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https://blog.naver.com/abovethesurface


작가의 이전글 만약 내가 서울로 이민 온 이주 노동자라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