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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이 May 30. 2024

부장님의 성공 기준은 왜 중요할까?

600일의 기록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부장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기준이 있을 것 같은데, 알고 싶습니다’ 박소연 님의 책을 읽으며 밑줄 친 내용이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돈을 벌기 위해서? 단지 돈만을 위해 일한다기에는 뭔가 좀스러운 느낌이다. 우리가 일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인정받기 위해서’이다.



일하는 사람은 가정과 직장에서 각각 다른 인정 욕구를 갖는다. 가정에서는 돈을 벌어오는 존재로서 인정을 받고, 일터에서는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어 인정을 받는다. 그런 인정 욕구가 우리를 일하게 만들고 또 하루를 살아가게 한다.



앞서 언급한 ‘부장님의 성공 기준’은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가 무엇으로부터 혹은 누구로부터, 어떻게 인정받아야 할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 안에서의 성공 기준은 무엇일까. 바로 상사의 인정이다. 부서 책임자의 인정을 받아야 성공적 프로젝트로 남는다. 스스로 만족하고 ‘이만큼 했으면 됐어’라고 위안 삼아봤자 아무도 알아주지도 급여가 오르지도 않는다.



그러면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른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는 게 아니야’, ‘나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아’. 과연 사실일까?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는 건 반대로 조직이 그 사람의 존재의 이유를 느끼지 못해도 괜찮다는 말과 마찬가지다. 조직 안에서 존재감이 없어지는 순간이 곧 그 사람의 자리가 사라지는 순간이다. 당신은 돈을 벌지 않아도 살 수 있는가?





‘실직자가 되고 싶지 않으면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라’라고 협박하는 건 아니다. 단지 조직에서 일하면서 누군가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그것은 사원에게만 적용되는 논리가 아니다. 사업주인 사장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사장은 직원의 성과를 측정하고 인정하는 존재임과 동시에, 클라이언트의 인정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다. 이러한 인정의 먹이사슬은 서로 상쇄되는 부분이 많아 누구 하나 절대 우위를 누릴 수 없다.



실례로 국가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나 총리, 국왕을 보더라도 그렇다. 그들은 국가 내에서는 최고 권력자이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는 보다 강한 나라나 주변국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 위치에 놓인다. 하물며 세계 최강대국의 통수권자가 되더라도 숙명은 피할 수 없다. 통수권자라는 직업에서 벗어나면 또 다른 먹이사슬 위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건 ‘사회적 커뮤니티에서의 인정’이나 ‘가정에서의 인정’일 수 있다. 우리는 다정한 이웃이나 동료로서, 또는 한 가정의 아버지나 어머니로서, 남편이나 아내로서 인정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존재다.



따라서 우리는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방법이 없다.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없는 노릇이므로 우리는 마음속 한 편에 ‘인정에 대한 인정’의 자리를 꼭 마련해 두어야 한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가 꼭 누군가에게 우리 삶을 인정받기 위해서 살아가는 건 아니지만, ‘타인의 인정 역시 삶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말은 즉 우리의 성공 기준의 일부는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 일’이 된다는 뜻이다.





서두에 말했던 ‘부장님의 성공의 기준’은 그래서 중요하다. 기준이 있어야 인정할 수도 있다. 프로젝트의 성공 기준을 매출액으로 따질 것인지, 향후 확산 가능한 고객 확보에 둘 것인지, 그 기준은 책임자인 리더가 정한다. 책임자는 말 그대로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해진 정량적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함으로써 프로젝트는 성공과 실패의 저울 위에 놓일 수 있게 된다.



개인의 성공 역시 마찬가지다. 기준이 있어야 측정 가능해진다. 기준을 세움으로써 자신을 인정할 수 있고 또 인정받을 수 있다. 달리 말해, ‘기준이 있어야 성공도 있다’는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어떤 부를 얼마큼 가져야 세계 최고의 부자인지’ 자기만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것은 다른 말로 ‘목표를 세분화’하는 것과 같다.



인정받는 일은 곧 목적지를 통과하는 일이다. 목적지를 모르는 사람은 결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듯, 우리가 인정받기 위해선 ‘기준’이라는 목적지를 알아야 한다.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에 놓였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한 가지다. 우리의 목적지가 무엇인지, 당면한 문제의 성공 기준을 깊게 생각해 보는 일이다.





우리가 지금 방황하는 이유는 목적지를 잃었기 때문이다. 즉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 인정받아야 할지 잊은 것이다. 가정에서의 목적지, 일에서의 목적지, 그리고 내면에서의 목적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마음속의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재설정하는 거다. 나는 믿는다. 우리는 언제나 답을 찾을 수 있다고. 그럴 힘과 가능성이 우리 안에는 반드시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찾는 답은 의외의 곳에서 발견될지도 모른다. 우리 발아래, 등 뒤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 목적지를 바로잡고 헤드라이트를 켜면 비로소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이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답을 찾을 수 없다면? 괜찮다. 내비게이션을 바꾸던가 자동차를 갈아타서 다시 시도해 보면 된다. 지금 우리가 살아 숨 쉬는 한 세상에 이루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https://blog.naver.com/abovethesur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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