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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을 충만하게 사는 법

by 오제이


‘어제는 평소보다 열심히 살았으니까, 오늘은 조금 느긋해도 되겠어.’ 나는 좀처럼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어제는 평소보다 열심히 살았군. 해보니 역시 되는 일이야. 오늘도 열심히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어제 축적한 경험이 오늘의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킨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한 모든 행동과 노력이 영양분이 되어 오늘의 나를 충만하게 만드는 것 같다.



어제가 후회되지 않는 삶, 지나간 시간이 아쉽지 않은 삶을 추구하며 살고 있다. 문득 드는 회의감과 무력감 때문에 곤란하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들은 일시적일 뿐이다. 멀리서 봤을 때 나의 인생은 늘 도전의 연속이었고 나는 그것을 즐겼다.




30살에 커리어 전환을 할 때가 생각난다. 처음 코딩을 접했을 때 내 가슴 속에 든 감정은 기대감이었다. 주위에서는 그 나이에 갑자기 직업을 바꾸면 미래가 걱정되지 않냐고 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설렜다. 드디어 내가 제대로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일을 만난 느낌이 들어 무척 기뻤다.



코드를 하나씩 배울 때마다 ‘무언가 되고 있다’라는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치 첫 데이트를 앞둔 소년처럼 설레는 마음에 잠도 들지 못하며 공부했었다. 코딩은 마치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았다. 백지 위에 코드가 쌓이면 결과물이 출력된다. 그 창조적인 행위가 마음에 들었다. 같은 화면을 만드는데도 사람마다 다른 코드를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코딩이라는 일은 마치 놀이 같았다.



그렇게 일을 놀이처럼 즐기다 보니 어느새 10년 가까이 경험이 쌓였다. 나는 나의 직업에 만족하고 있고, 내가 하는 일과 동료들을 사랑하며 살고 있다. 이만큼 행복하고 축복 받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에 매일 감사하며 지낸다.




오늘의 이 사랑스러운 날들을 만날 수 있던 것은 과거의 내가 부닥친 고난과 시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30살 이전의 나는 무척 고독하고 방황했다.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당시의 나는 ‘어제의 노력이 오늘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저 하루하루 연명하듯 살아갔다. ‘오늘도 누군가의 욕받이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일터에 나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정신이 무너졌던 것 같다.



만약 내가 지금 다시 20대에 하던 일에 도전한다면 어떨까? 나는 감히 확신할 수 있다. 그 때보다 더 잘할 수 있고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사를 선물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착각하곤 한다. 세상에 가치 있는 것을 내놓는 것을 자신의 사명이라고 믿는 착각 말이다. 그런 착각이 바탕에 깔려 있으면, 지금 하는 일에 회의감을 느끼기 쉽고 자책도 많이 하게 된다. 늘 새롭고 멋진 결과를 낼 수 없을 뿐더러, 그걸 알아주는 사람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사를 선물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다면 어떨까. 일을 할 때 자기 자신을 향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향하게 된다. 누군가의 불편을 해소해 주기 위해, 누군가에게 더 나은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일하게 된다.



그런 마음은 하루하루 묵묵히 반복되는 작업을 하더라도 지루한 마음이 들지 않게 한다. 결국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누군가에게 기쁨으로 전달될 것이란 걸 알기에 더욱 힘을 내 일하게 된다. ‘오늘 내가 한 일을 더 잘 돌아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은 곧 ‘고객에게 더 큰 기쁨을 주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개선할 수 있을까?’와 같다.



따라서 더 나은 가치를 만들기 위해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경험이 거름이 되어 내일의 내가 한층 더 성장하게 된다. 내가 성장할수록 고객의 편의도 증진된다. 그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주는 즐거움과 기쁨을 만끽하게 되면 인생은 하루하루 행복의 연속이 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따분하거나, 자신의 체력에 비해 힘들고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일이 따분하지 않을지, 어떻게 하면 체력을 더 키울 수 있을지를 말이다. 하지만 그것을 행동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거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하며 혼자 촛불처럼 불타 사라질까 걱정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일을 하는 목적, 일을 대하는 태도를 달리하면 그런 걱정들이 사라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그 마음을 먹기까지, 그 태도의 필요성을 이해하는 데까지는 긴 경험과 인내가 필요하다.



나 역시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남아있다. 그래서 종종 무력감과 회의감에 빠진다. 하지만 나는 늘 다시 일어난다. 미숙함을 채우고 성장하기 위해 다시 힘을 낸다. 그때 나를 다시 일으키는 힘은 나 자신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나로 인해 기뻐해 주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누군지 모르지만 내가 만든 서비스를 이용해 주는 어떤 사람들이 바로 내게 힘을 주는 이들이다.




덕분에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오늘도 내게 많은 기회와 힘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역시도 나를 살게 하는 힘을 주는 사람이다. “참 고맙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살아갑니다.” 여러분의 삶에도 언젠가 내가 전하는 기쁨이 닿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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