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잤다. 계획된 건 아니었고, 그저 오늘 아침 유독 몸이 무거워 늘어져 버렸다. 평소엔 4시 55분에 일어나지만 오늘은 9시에 눈을 떴다. 몇 시간을 더 자면 몸이 개운해지고 머리도 맑아질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오히려 몸이 더 무겁고 이곳저곳 쑤셨다. 나는 잠을 오래 자면 더 피곤한 타입인 것 같다.
지난 2년 동안 늘 그랬다. 늦잠을 자면 몸이 더 피곤하고, 하루 종일 컨디션이 좋지 않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는 법인데, 피곤한 몸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제대로 글도 쓸 수 없고 생각도 잘 안 된다.
그럼에도 잠은 꿀맛 같다. 잠든 상태에서 일찍 일어나면 더 자고 싶은 충동이 밀려온다. 지금 일어나면 더 피곤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오히려 그때 일어나야 한다. 그때 일어나 활동해야 더 개운하고 생산적이다. 잠깐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면 하루 종일 피곤하게 된다.
이런 유혹들은 삶 속에서 계속된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쉬고 싶어진다거나, 과자나 케이크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번 한 번만’이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합리화하며 안 좋은 것들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하게 된다.
나는 그런 작은 유혹들을 이겨내는 힘을 갖고 싶다. 작은 욕망과 충동을 조절하는 힘 말이다. 큰일에 대한 것은 비교적 잘 참는 것 같다. 운명이 걸린 큰 결정을 대할 때는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문제는 작은 유혹들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했듯이, 작은 유혹들이 쌓여 삶을 좀먹는 걸 멈추고 싶다.
사람이 늘 완벽할 순 없지만, 비슷한 실수를 반복할 때면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한심하게 느낄 때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런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몰랐다. 혼란스럽고 많은 부정적 감정에 휩싸였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감정을 대하는 나만의 방법이 생겼다. 답답한 마음이나 자책감이 밀려올 때, 나는 밖으로 나가 숲길을 걷거나, 정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그러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과 현실을 머릿속에 그린다.
그렇게 감정과 현실을 분리해 관찰하면 마음이 조금은 진정된다. 고민하던 일이 사실 별일 아니었을 수도 있고, 다음에 더 잘할 방법을 찾아내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은 작은 일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작은 문제조차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크다. 어쩌면 지나친 완벽주의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빈틈이 있기 마련인데, 그 틈을 메우려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문제를 방치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실수는 하지만, 그것을 내버려두는 사람과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문제를 탐구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그러므로 나는 이 ‘작은 실수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고민’이 집착이나 완벽주의에 따른 스트레스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 믿는다. 오히려 삶을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내가 그리는 미래와 닮아가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단단해진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다는 믿음에 스스로의 확신과 응원이 더해진다. 그렇게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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