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자신의 인생을 영화로 만든다면, 누구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겠는가? 나는 당연히 대부분이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선택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많은 사람이 주인공을 정하지 못하거나, 부모님, 자녀, 애인, 신앙적 존재, 심지어 반려동물을 떠올리기도 했다.
의외였다. 내 인생을 담은 영화라면 주인공은 당연히 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존재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그렇게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하나 얻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내 인생은 나의 것이며, 내가 주인공이라고 믿었다. 학창 시절에는 내가 엄청난 천재지만 아직 잠재력이 깨어나지 않은 것뿐이라 생각했다. 언젠가 세상을 움직이는 큰 인물이 될 거라는 야망을 품었다. 비록 그 꿈의 일부는 깨졌지만, 여전히 마음속 한구석에는 그 욕망이 살아남아 꿈틀거리고 있다.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게 흘러가지만, 세상의 변화는 확연히 드러난다.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해가 진다. 조카의 키가 자라거나, 낮에 자른 수염이 밤에는 지저분해지는 등 시간의 흐름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런 변화를 볼 때면 이런 생각 한다. ‘내 인생의 장면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구나’ 말 그대로, 내 인생이라는 영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고 있는 것을 직접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내 인생의 영화에도 기승전결이 있다. 기대했던 소망이 꺾일 때도 있고, 마음이 무너질 때도 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고 지치는 날도 있다. 하지만 그런 풍파를 겪는 것도 내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런 시련은 내 인생 속 주인공에게 필요한 당연한 과정이며, 그것들을 겪으며 성장하게 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재미있게도 이런 마음을 가지면 쉽게 포기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이번 고비를 넘기면 새로운 장면이 펼쳐질 거야.’, ‘다음 로케이션은 어디로 해볼까?’, ‘다음엔 어떤 인물이 등장하면 좋을까?’ 등 미래를 그려보는 지혜가 생긴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더 성장하면 이런 생각으로 이어진다. ‘이제 내가 얻은 힘과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까?’, ‘조력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지?’, ‘손님들에게 무엇을 대접해 볼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향해 더 멀리 여행을 떠나볼까?’처럼 나눔과 실천의 기쁨을 알게 된다.
‘누군가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다’라는 결과보다 그 과정을 사랑하는 일. 나아가 자신이 받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삶. 일상의 작은 것에도 감동을 느끼고, 가진 것을 나누거나 감사히 받을 줄 아는 그런 주인공이 살고 있는 시나리오를 쓰게 된다.
내가 그런 시나리오를 만드는 이유는 내 인생이라는 영화를 추석이나 크리스마스처럼 따뜻한 분위기로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의 분위기이자 미래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시나리오는 어떤가? 여러분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멜로물? 첩보물? 아니면 액션? 스릴러? 무엇이든 좋다. 우리 삶의 주인공은 각자 자신이니까. 원하는 미래를 마음껏 상상하며 시나리오를 써보자. 꿈을 꾸면 꿈에 가까워진다고 하지 않는가. 원하는 미래가 있다면, 미리 시나리오를 작성해 꿈을 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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