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하는 사람은 오히려 침묵한다

by 오제이


나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라는 문장을 좋아한다. 이 문장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가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를 비추는 창과 같다는 뜻이다.



좋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고급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간결한 언어, 이해하기 쉬운 말을 쓰는 것을 말한다. 달리 말하면 언어에 사랑을 담을 수록 더욱 고급스러운 언어가 된다는 걸 의미한다.



‘언어에 사랑을 담는다는 것’은 자신의 말이 닿는 곳을 미리 헤아릴 줄 안다는 뜻 아닐까? 상대방이 들었을 때 기분 좋은 말, 이해하기 쉬운 말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때로는 유쾌하지 않은 소식을 전할 때도 상대가 상처받지 않도록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는 것이 바로 언어에 사랑을 담는 것이다.




우리는 무심코 ‘왜 안돼?’라는 문장을 쓴다. 이 말 자체에는 잘못이 없다. 말이 되는 문장이고 문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 문장은 좋지 않은 언어에 속한다. 이런 말은 입 밖으로 꺼내기 전에 그보다 더 좋은 말이 있지 않을까 고민해 보는 것이 좋다.



잠시만 생각해 보면 더 좋은 말을 떠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그걸 가능하게 만들 좋은 방법이 있을까?’라던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같은 표현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말을 하는 사람도 기분이 좋고 들은 사람도 기분이 좋다.



언어는 칼과 같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도구가 될 수도, 생명을 빼앗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침묵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는 ‘모르면 가만히 있어라’라는 단순한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 이상의 깊은 울림을 가진 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럴 때는 굳이 말을 꺼내는 것보다 침묵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 그러면 그 침묵을 통해 세상에 대한 이해와 깊은 성찰이 가능해진다.



침묵도 하나의 언어이다. 침묵을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의 세계는 얼마나 넓을까? 그리고 나는 언제쯤 침묵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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