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철학자가 묻는다
오래된 철학자가 내게 묻는다.
“타인의 장점을 어떻게 존중하고 있는가?”
다른 사람의 장점을 존중하는 것은 왜 중요할까? 굳이 다른 사람의 장점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 그 장점을 존중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이것은 착한 사람 또는 인자한 사람이 되고싶은 마음이 만들어낸 불필요한 이타심 아닐까?
심리학에 따르면, 불안증을 겪는 사람 중 공손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 쉽게 말해, 착한 사람일수록 불안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착한 사람은 대개 감정을 숨기고 절제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에게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의 뾰족한 생각이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다.
이렇게 억압된 감정이 쌓이면 불안을 유발한다. 인지 행동 치료에서 말하는 ‘숨겨진 감정 모델 기법’에 의하면, 감정을 분출하는 것이 불안 해소에 크게 도움 된다고 한다.
감정을 분출하려면, 먼저 자신이 억압하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대상이 무엇인지, 그 대상과의 관계에서 숨겨진 감정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감정들을 표면으로 드러내야 한다. 억압된 감정을 표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나쁘게 보일까 봐 하지 못한 말을 꺼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불안감은 빠르게 해소된다.
현대인의 불안은 타인을 지나치게 신경 쓰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자신을 돌보지 못하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자신을 억압하거나 깎아내리면서 생긴 이타심은 다른 형태의 이기심일지도 모른다.
우선 자신을 챙겨야 한다. 그 후에 여유가 생기면 남을 챙기는 것이다. 타인의 장점을 보기에 앞서 자신의 장점을 찾아보자.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지를 명확히 알게 되면 타인을 바라보는 시야도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타인을 존중하기 전에 자신을 존중하는 것, 그것이 선행되어야 진정한 이타심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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