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제이 Dec 02. 2024

큰 꿈에는 큰 고민이 따른다


아빠 생신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

고생하지 말고 편하게 주문해 먹자고

미리 의견 조율을 마쳤지만

엄마는 이번에도 음식을 준비해 놓으셨다.


“누가 만들어준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은데, 직접 만든 음식을 함께 먹고 싶어”

그 말을 이길 방법을 모르겠다.

올해도 엄마의 승리다.


엄마가 준비한 음식과 내가 준비한 작은 케이크,

그리고 소소한 선물들로 아빠의 생신을 축하했다.

시끌벅적하지 않게 담담하지만 즐거운 식사였다.



빈 그릇을 개수대로 옮기는 나의 뒷모습에 

문득 엄마가 질문을 던진다.


“회사에 일은 많니?”

“아니, 요즘은 별로 없어”


“승진은 언제 해?”

“나 승진한 지 얼마 안 됐어, 아마 몇 년은 더 있어야 할걸?”


엄마는 나의 밥벌이를 걱정하는 듯했다.

‘우리 회사는 승진해도 급여가 오르진 않는데...’

괜한 걱정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입을 꾹 다물고 다른 이야기로 주제를 돌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 봤다.

승진을 해도 급여가 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승진을 한다고 해서 무엇 하나 달라지는 게 없는 회사.

거기에는 어떤 힘이 작용했을까?

그것은 누가 설계한 것이고, 무엇을 위한 시스템일까?


회사가 그런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물음은 다음 생각으로 이어졌다.


만약 내가 경영자라면, 나는 어떤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좋은 문화를 만들기 위해 회사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또한 인재를 끌어당기기 위해 경영자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은 무엇일까?


막연한 답과 구체적인 답 몇 가지가 번갈아 떠올랐다.

그러나 그것은 채점할 수 없는 답안지였다.

하루빨리 빨간 펜을 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시험을 치르고 나의 성적표를 받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그 욕망 앞에 낯설지 않은 마지막 질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을 멈추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나는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https://blog.naver.com/abovethesurfac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